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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Out]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할 때다/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In&Out]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할 때다/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입력 2018-12-02 20:30
업데이트 2018-12-0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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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의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그동안 풀어 놓았던 엄청난 규모의 돈을 회수하기 시작하자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진 것이다. 개발도상국으로 흘러간 낮은 금리의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오기 시작하자 재정 및 외환 구조가 취약한 상당수 개발도상국들이 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이 시작되면서 세계경제는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미로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확대일로였던 국제무역이 축소되기 시작할 때 나타날 고통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이와 같은 불확실성은 이미 주요국 주가에 반영돼 최근의 주가 하락이 2018년 주가 상승분을 상쇄하는 모습이다. 비교적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채권시장에서도 개발도상국의 경우 만기 상환 조짐이 나타나거나 상환만기가 단기화된다. 보통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최종적으로 금융기관의 손익에 반영된다. 최근 금융시장의 빠른 움직임과는 달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지표에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통 새로운 변화가 금융기관의 손익으로 나타나려면 1년 정도의 시차가 소요된다. 그렇지만 경제 내 모든 사람들은 이미 불확실성을 다 함께 감지하고 있고 경기 하강에 대한 걱정도 앞서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 하강기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불안 심리가 그대로 행동에 반영되고 결국 현실화되는 자기실현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경제 안정화 정책이 중요하다.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의 확산을 막고 경제주체들에게 긍정적 느낌을 심어 주는 일이 중요하다. 국민과의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최근의 경제지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전망되고, 소비도 2012년 이후 계속 상승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여 주고 있다. 투자와 건설이 조정 과정이지만 수출은 최고 수준이다. 다만 경제 각 부문에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경제주체들 간 괴리감이 크고 불확실성이 쉽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시기에 경제 안정화 대책들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고소득·자산가의 세금을 저소득층에 보조해 소비를 안정화시키는 일은 보다 일반적인 접근 방식이다.

특정 지역의 투자 촉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법인세, 토지사용료, 기타 비용 부담을 대폭 면제하는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시설, 저소득층 장기 임대주택, 사회 안전시설 확보 등 선진형 경제가 요구하는 지역 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대폭 확대해 건설 투자를 보완해야 한다. 특히 기업가 정신이 강한 젊은 세대의 창업이 확산될 수 있도록 역동적인 생태계 조성도 중요하다.

2018-12-0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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