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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주개발 새 장 연 한국형 로켓 발사 성공/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우주개발 새 장 연 한국형 로켓 발사 성공/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8-11-29 17:36
업데이트 2018-11-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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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로켓 시험발사가 드디어 성공했다. 한국 독자 기술로 만든 시험발사용 로켓이다. 지난달 25일 발사를 앞두고 준비 점검 과정에서 추진체 가압계통의 압력 감소 현상으로 발사가 연기됐던 시험발사체 발사가 이번에 성공한 것이다. 발사체에는 수백 개의 밸브가 사용되는데, 이 밸브들은 200기압의 고압과 영하 180도의 극저온이란 극한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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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문제가 생기지 않았던 부품도 시험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고압을 견디다 못해 미세한 틈새에서 압력이 새는 경우가 있고 각종 센서의 오류도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시험발사는 독자 개발한 75t급 엔진 성능을 실제 발사를 통해 검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외에도 발사체 추진기관, 구조, 제어 등 서브 시스템에 대한 검증도 함께 이뤄진다.

시험발사체는 우리가 최종 목표로 하는 3단형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의 하나다. 발사된 시험발사체는 3단형 한국형 발사체와는 전혀 다른 발사체다. 시험발사체는 75t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됐지만 한국형 발사체는 1단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 75t급 액체엔진 1기, 3단 7t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다. 그래서 이번 시험발사는 성공이냐 실패냐에 의미가 달려 있지 않다. 한국형 발사체로 가는 연구개발의 한 과정이다.

정작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1.5t급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1단 추력이 300t에 이르는 한국형 발사체이기 때문이다. 시험발사체 발사 이후에는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는 방식의 엔진 클러스터링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1단에 사용될 산화제 탱크와 연료탱크 제작도 진행한다. 개발 사업 초기 산업적 기술 역량이 부족해 대형 탱크 제작에 어려움을 많이 겪은 탓에 시행착오도 예상된다. 하지만 반드시 기술적 어려움을 넘어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3단형 한국형 발사체를 발사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독자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나라가 되는 등 국가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소형 위성 발사체와 대형 위성 발사체를 개발해 세계 위성발사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그러면 한국은 왜 우주 개발을 꼭 해야만 할까. 우주기술은 인터넷이나 GPS 등 우리 일상생활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는 기술인데, 이 기술을 얻기 위해선 우리 인공위성이 있어야 하고, 이 위성들을 우리 로켓으로 쏘아 올릴 수 있어야만 한다. 한국을 둘러싼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은 모두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일본을 예로 들어 보자. 일본은 미래 자동차의 대세로 거론되는 자율주행차의 무사고 운전을 위해 4기의 준천정위성을 쏘아 올려 11월 1일부터 활동을 개시하며 자동차 운전의 오차 범위를 6㎝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미국 GPS에 의존할 때는 오차 범위가 크게는 10m 이상 발생하기 때문에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자율 주행하는 것은 사고 위험이 크다. 오차가 6㎝이기 때문에 자동차가 2차로를 달리는지 3차로를 달리는지 명확하게 통제가 가능하다. 나머지 3기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7기 체제로 만들면 오차 범위가 1㎝로 줄어든다. 오차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일본은 이 서비스로 2025년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포함해 경제 파급 효과가 약 47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생산 자동차가 단 한 대도 없던 시절 한국의 자동차가 세계를 누비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한국형 로켓 개발과 독자적 인공위성의 개발 및 운용은 미래의 동력산업이다.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모아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하겠다.
2018-11-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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