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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 기업 총공격”…BHC·스벅·공차 불매 운동 나선 여성들

“여혐 기업 총공격”…BHC·스벅·공차 불매 운동 나선 여성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11-19 19:21
업데이트 2018-11-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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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사줄 사람 없는 여성분 필독’ 부터
‘매장 민폐 사례에 여성 캐리커처’ 까지
매달 두 곳 선정… 해당기업 피드백 요구
“적극적 투쟁 의미… 기업 인식 개선돼야”
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긴 광고.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존재, 어장관리를 하는 존재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 카페 캡처
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긴 광고.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존재, 어장관리를 하는 존재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 카페 캡처
일부 여성들이 ‘여성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성차별적 요소가 담긴 광고를 한 기업을 ‘여성 혐오 기업’으로 지목하고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올 한 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사회적으로 거세게 일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여성 혐오’의 잔재가 상당히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9일 여성 전용 A 인터넷 카페 등에 따르면 전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가 여성들의 총공(총공격) 대상이 됐다. 주최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나 국민신문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BHC의 여혐 실태를 알리고 피드백을 요구할 것을 카페 회원들에게 독려했다. BHC 본사에 일제히 비판의 내용을 담은 엽서를 보내는 방식도 동원됐다. 또 한 달간 불매 운동을 펼치자는 제안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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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긴 광고.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존재, 어장관리를 하는 존재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 카페 캡처
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긴 광고.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존재, 어장관리를 하는 존재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 카페 캡처
네티즌이 BHC를 겨냥한 이유는 지난 광고에 성차별적 요소가 들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업체는 2015년 공식 SNS 계정에 ‘뿌링클 사 줄 사람 없는 여자분들 필독하세요. 이 문장(나꿍꼬또, 뿌링클 멍는 꿍꼬또)을 매일 밤 20번씩 연습하세요’라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을 빚었다. 여성을 항상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로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여성 비하’ 용어를 쓰거나 여성을 배제하는 듯한 내용을 광고에 담았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지난달부터 매달 여성 혐오 기업 두 곳을 선정해 불매 운동을 벌이고, 해당 기업에 이와 관련해 답변을 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성 혐오 기업 총공’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이 운동은 특정 요일에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집단 항의한 뒤 한 달 동안 불매 운동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간 제한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기존의 불매 운동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 4일에는 음료 프랜차이즈 업체 ‘공차’, 지난달 7일에는 스타벅스, 21일에는 조선일보에 대한 총공이 이뤄졌다. 공차는 2014년 지하철 광고에 ‘여성의 어장관리’라는 표현을 썼다가 총공 대상이 됐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고객과 파트너가 행복한 스타벅스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장 내 민폐 사례를 설명하면서 진상 고객을 모두 여성으로 표현하고, 영수증을 챙기는 고객은 남성으로 그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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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긴 광고.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존재, 어장관리를 하는 존재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 카페 캡처
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긴 광고.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존재, 어장관리를 하는 존재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인터넷 카페 캡처
주최 측은 “여혐 기업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불매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지만, 화력이 분산되면 기업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서 “이런 총공이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이유도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활동 범위가 점차 넓어진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세상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려는 행동에 나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러한 행동들이 더욱 일상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기업들이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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