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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책 욕심과 허영/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책 욕심과 허영/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18-11-18 23:02
업데이트 2018-11-1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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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정리를 하다가 고민에 봉착한다. 거실과 안방 벽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 문제다. 과감하게 정리할까? 아직 못 읽은 책이 태반인데 놔두면 읽지 않을까? 책 욕심에 한 권 두 권 쌓인 책이 1000여권이다. 처음부터 욕심이 컸던 것은 아니다. 대학시절 독서모임에서 매주 한 권씩 읽으면서 쌓이기 시작했고, 이후 책에 대한 애착과 허영심이 생겼던 것 같다. 처음엔 당장 읽을 책만 샀지만, 나중엔 ‘언젠가’ 읽을 것이란 기대만으로도 구입했다. 신문사에서 수년간 신간을 담당하면서 책은 더 쌓였다. 기사 작성을 위해 읽던 책을 마저 읽으려 집에 갖다 놓은 게 적잖았기 때문이다.

이사할 때마다 책은 애물단지다. 아내는 ‘허접한’ 책들은 처분하라고 했지만, 웬만하면 박스에 담았다. 아내 눈엔 ‘허접’해도 내가 살 땐 읽고 싶은 ‘보물’이었으니까. 책을 정리하다 잠깐 스마트폰을 보니 재밌는 기사가 눈에 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1개국 성인 16만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책 소장량과 자녀의 언어·수리능력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다. 교육비 등의 효과를 제거했는데도 인지능력에 효과가 크다는 내용이다. 이만한 ‘우군’이 있을까. 아내에게 목소리를 높인다. “두 아이가 무난히 대학 들어간 게 이 책들 덕분인 줄 알아요”.

sdragon@seoul.co.kr
2018-11-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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