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그저 축구가 좋았습니다…우리도, 아이들도

입력 : ㅣ 수정 : 2018-11-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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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위기’ K리그2 아산 무궁화축구단
아산 무궁화 축구단 선수들이 마지막 홈경기를 위해 그라운드에 오르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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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무궁화 축구단 선수들이 마지막 홈경기를 위해 그라운드에 오르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팩스로 전송된 단 1장의 문서였다. 리그 마감을 2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지난 9월 경찰학교는 더이상 아산 무궁화축구단 선수를 모집하지 않겠다고 구단에 통보했다. 이로 인해 의무경찰 선수로 이루어진 K리그2 아산 무궁화축구단은 해체 위기에 놓였다.

●경찰학교, 갑작스러운 선수 모집 중단 통보

2016년 창단한 아산 무궁화축구단은 상주 상무와 같은 군경 축구단으로 대한축구협회에 소속된 축구 선수들에게 군 복무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게 해주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창단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며 올해는 리그 우승까지 차지해 1부리그 승격도 앞두고 있다. 구단도 2023년부터 의경제도가 폐지될 예정이라 시민구단으로의 변모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선수 모집 중단 통보로 손 쓸 겨를이 없게 됐다.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마지막 홈경기가 열린 이순신 종합운동장에 구단 해체를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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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마지막 홈경기가 열린 이순신 종합운동장에 구단 해체를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의경 선수들, 창단 2년 만에 우승… 내년은 기약 못 해

선수단 또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전역하는 선수들을 제외하면 내년에는 14명의 선수만 남게 된다. 이 선수들은 팀이 해체될 경우 제대할 때까지 축구경기를 할 수 없게 된다. 14명의 선수로는 아마추어 대회 참가도 어렵기 때문이다. 의경 신분인 선수들은 인터뷰에 조심스러워했다.
홈구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의 선수대기실에 팬들이 붙여 놓은 응원메시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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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구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의 선수대기실에 팬들이 붙여 놓은 응원메시지들.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락커에 팬들이 적어 놓은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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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락커에 팬들이 적어 놓은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한 어린이 팬이 선수들의 사인이 써진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펼쳐보이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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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한 어린이 팬이 선수들의 사인이 써진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펼쳐보이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유소년 선수들 전학 불가능… 해체 땐 미래 잃을 수도

구단과 존폐를 함께하는 것은 성인 선수뿐만이 아니다. 아산 구단은 18세 이하 유소년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축구 하나만 보고 전국 곳곳에서 아산으로 거취를 옮겼다. 하지만 이들은 구단이 해체되면 그들의 꿈인 축구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축구를 할 수 있는 학교나 클럽으로의 전학이 시기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작년 제주에서 축구 유학을 온 양군호(17)군은 “해체란 말을 떠오르기도 싫고 상상하기도 싫다. 계속 축구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산 무궁화 축구단 선수들이 마지막 홈경기에서 팬들에게 거수경례로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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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무궁화 축구단 선수들이 마지막 홈경기에서 팬들에게 거수경례로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임창균 선수가 역전골을 넣은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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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무궁화 축구단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임창균 선수가 역전골을 넣은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뒤로 해체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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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뒤로 해체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18. 11. 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지난 4일 아산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홈경기가 열렸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경기였지만 선수들은 결승전을 뛰듯 온 힘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경기는 드라마 같은 아산의 역전승이었다. 역전골의 주인공 임창균 선수는 “팀이나 개인적으로 침체된 분위기가 이 골로 시원하게 풀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홈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골이 들어가자 어린이팬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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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홈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골이 들어가자 어린이팬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아산 U18 유소년 축구단 선수들이 심란한 팀 분위기를 잊으려는 듯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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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U18 유소년 축구단 선수들이 심란한 팀 분위기를 잊으려는 듯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선수들 혼란 속에도 최선… 팬들은 변함없이 응원

아직 무궁화축구단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축구계 유명인사들은 청와대 앞까지 가서 집회를 가졌고 지역사회는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다각도로 구단 존속의 방안을 찾고 있다. 그리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팬들은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단지 축구를 하고 싶고 보고 싶어서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18-11-0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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