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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사민당과의 대연정 유지”…‘분란 기폭제’ 獨정보기관 수장 경질

메르켈 “사민당과의 대연정 유지”…‘분란 기폭제’ 獨정보기관 수장 경질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8-11-06 23:10
업데이트 2018-11-07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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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 세력을 두둔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의 분란 기폭제가 된 정보기관 수장이 두 달간의 논란 끝에 경질됐다. 지난달 지방선거 패배 후 각자도생하고 있는 대연정 주축인 기독민주당, 기독사회당, 사회민주당의 악화된 관계가 봉합될지 주목된다.
메르켈 ‘골든 빅토리아’ 수상
메르켈 ‘골든 빅토리아’ 수상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의 2021년 퇴진 예고로 정국 혼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5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출판인의 밤’ 행사에서 알 압둘라 라니아(가운데) 요르단 왕비 옆에서 자신이 수상한 ‘골든 빅토리아 트로피’를 들고 서 있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대연정 주축 정당들 악화된 관계 봉합될까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연방 내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헌법 수호청(BfV)의 한스 게오르그 마센 청장을 경질한다”면서 “마센 청장이 당초 내무무 특임고문으로 자리를 이동하기로 한 계획도 취소됐다”고 말했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마센 청장은 지난 9월 켐니츠에서 발생한 극우세력의 폭력 시위에 대해 “시위대가 외국인을 공격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고, 시위대의 폭행 동영상도 누군가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도부와 접촉해 내부 정보를 흘렸다는 의혹도 불거지면서 대연정내 중도 좌파인 사민당이 그의 경질을 강력 요구했다.
한스 게오르그 마센 전 독일 헌법수호청장
한스 게오르그 마센 전 독일 헌법수호청장
하지만 대연정 내에서 난민에 부정적인 기사당 대표를 맡고 있는 제호퍼 장관은 마센 청장을 헌법수호청장에서 물러나게 하는 대신 내무 차관으로 승진 발령을 내려고 했고, 사민당의 반발이 거세자 다시 마센 청장을 내무부 특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조정했다.

●극우 두둔 마센 청장 ‘음모론’ 등 논란 키워

이 과정에서 마센 청장이 사전에 작성해 둔 퇴임사에 “사민당 내 극좌 세력의 정치적 음모로 자신이 희생양이 됐다”고 서술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또 논란을 몰고 왔다. 이 때문에 제호퍼 장관도 더이상 마센 청장을 두둔하지 못하고 경질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민당 대표인 메르켈 총리가 차기 총리 불출마를 선언한 뒤 사민당 내부에서 대연정을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마센 청장을 둘러싼 연정세력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걸 방증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민당과의 대연정은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11-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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