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이채호 교수팀, 경험소비와 소유소비 차이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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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일대 제공
미국 예일대 제공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사람들이 소유보다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 행복감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기존 연구결과는 사회계층간 소득격차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반박하는 분석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영학부 이채호 교수는 소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은 재산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심리과학’ 최신호에 실렸다. 특히 이번 논문은 심리과학에 실린 논문 중 사회적으로 가장 논의가 많이 된 논문 상위 1%에 올랐다.
연구팀은 2000~2012년 발표된 소비행복 관련 23개 연구결과를 메타분석했다. 그 다음 미국 성인남녀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구매한 유무형 상품을 각각 떠올리게 한 뒤 어떤 것이 더 큰 행복을 줬는지 비교하게 하고 스스로 느끼는 사회계층을 평가하도록 했다. 또 상품 구매로 인한 행복감과 객관적인 사회계층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추가로 자신의 월 소득이 지금보다 50% 증가했다고 가정하고 유무형 상품을 구매했다고 할 때 어떤 쪽에 더 행복감을 느끼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이채호 UNIST 경영학과 교수
특히 소득 증가를 예상한 응답자들은 경험소비 행복이 더 클 것이라고 답한 반면 월 소득 감소를 상상하는 경우는 두 소비간 행복감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학비가 비싸고 상위계층 출신 비율이 높은 미국내 사립대 재학생들은 경험소비의 행복우위가 크게 나타났지만 학비가 상대적으로 싸고 다양한 계층이 골고루 분포된 주립대 등 공립대 재학생에게서는 소유소비에 대한 행복우위가 좀 더 강하게 나타난 메타분석의 결과와도 일치했다.
이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험이나 소유 모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개인 상황에 맞는 소비 추구가 행복 총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기업의 판매 전략이나 국가복지정책까지 다양한 사회계층 행복감을 함께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활용해야 하는지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