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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좋은 죽음’이란…“가족에 부담 주지 않는 것”

한국인에게 ‘좋은 죽음’이란…“가족에 부담 주지 않는 것”

신성은 기자
입력 2018-10-10 11:00
업데이트 2018-10-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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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분석결과…“‘통증 해방’ 중시하는 美·英·日과 차이”

인간에게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오는 10월 13일 ‘세계호스피스·완화의료의 날’을 앞두고 ‘좋은 죽음’에 대한 나라별 생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한국인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을 좋은 죽음의 첫 번째로 꼽았지만, 미국인과 영국인은 우리와 달리 통증으로부터의 해방, 익숙한 환경에서의 임종을 각각 가장 중요시했다.

10일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종양 지지치료’(Supportive Care in Cancer) 10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말기 환자와 그 가족 등 4천176명을 대상으로 ‘10가지 좋은 죽음’을 설문 조사한 결과,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 ‘가족이나 의미 있는 사람이 함께 있는 것’ 등의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외국의 연구결과와는 다르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인의 경우 같은 질문에 ‘통증으로부터의 해방’, ‘영적인 안녕상태’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또 영국인은 ‘익숙한 환경’,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죽음’, ‘가족·친구와 함께’, ‘고통 없이 죽어 가는 것’ 등을 좋은 죽음으로 선택했다.

일본인도 ‘신체적·정신적 편안함’, ‘희망하는 곳에서의 임종’을 좋은 죽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나타난 데 대해 “죽음에 대한 가치가 문화적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서구에서는 본인 스스로가 겪는 ‘고통으로부터의 자유’가 우선순위지만, 한국에서는 환자 본인보다 가족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도 임종시 중요도가 그동안의 가족 중심에서 개인의 주변정리나 통증완화 등으로 서구처럼 바뀌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윤영호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의학뿐만 아니라 사회학과 심리학 분야에서도 좋은 죽음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면서 “이제 우리 사회도 서구처럼 좋은 죽음의 목표를 세우고, 그에 걸맞은 제도를 만들어 가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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