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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남자가 만들어” 강연에 유럽물리연구소 ‘발칵’

“물리학, 남자가 만들어” 강연에 유럽물리연구소 ‘발칵’

입력 2018-10-02 09:35
업데이트 2018-10-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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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 “모욕적 프레젠테이션” 유감 표명 후 강연 자료 삭제·활동 배제 조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8명을 배출한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초청 강연자의 성차별적 강연으로 논란이 벌어졌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파비올라 지아노티 CERN 소장  [EPA=연합뉴스]
파비올라 지아노티 CERN 소장
[EPA=연합뉴스]
통신에 따르면 피사 대학의 알레산드로 스트루미아 교수는 지난달 28일 고에너지 이론과 젠더의 관계를 주제로 한 연구소 워크숍에서 물리학이 남성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여성은 적절한 자격 없이 전문직을 요구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다양한 슬라이드와 차트, 그래픽 자료를 제시하면서 남성이 물리학 분야에서 차별받는 것처럼 얘기했다.

한 슬라이드에는 “물리학은 남자에 의해 발명되고 만들어졌다. 초청장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며 여성을 비꼬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연구소는 성명을 내고 “워크숍 기간 초청 과학자의 프레젠테이션은 모욕적이었다고 판단한다”며 “개인적 공격, 모욕을 금지하는 행동 강령에 따라 온라인 데이터에서 이 강연 자료를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지난주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스트루미아 교수의 CERN 관련 모든 활동을 즉각 정지한다”고 했다.

스트루미아 교수는 정기적으로 CERN 관련 활동을 해왔으며, 이번 워크숍에는 38명의 강연자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그는 나중에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물리학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낫다고 믿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다만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들이 틀렸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스트루미아 교수는 “워크숍에서 계속 나오는 얘기가 ‘남자는 나쁘고 성차별주의자이며 그들이 우리를 차별하고 있다’는 것이어서 이것이 사실인지를 검증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자신에 대한 활동 중지 조치는 “CERN이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CERN은 유럽 12개국이 핵과 입자물리학 연구를 목적으로 1954년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우주 탄생 원리의 키를 쥔 ‘힉스 입자’를 발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 출신의 분자물리학자인 파비올라 지아노티가 2016년부터 CERN을 이끌고 있다.

연구소 측은 성 격차를 없애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은 20%가 안 된다면서 “CERN은 모든 영역에서 다양성과 평등을 향상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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