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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이언스] 감기를 유독 심하게 앓는 사람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감기를 유독 심하게 앓는 사람 알고보니…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8-10-02 13:51
업데이트 2018-10-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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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 속 박테리아가 감기 강도와 기간, 횟수 결정

감기에 유독 잘 걸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 보다 콧 속에 유해세균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감기에 유독 잘 걸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 보다 콧 속에 유해세균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불과 40일 전만 해도 가마솥 더위에 ‘헉헉’거렸는데 그런 더위가 있었느냐 싶게 아침 저녁 찬바람이 분다. 이렇듯 가을이 깊어지면서 밤낮 일교차가 커지면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나 환절기 감기에 시달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환절기 감기 뿐만 아니라 감기에 유독 자주 걸리거나 다른 사람보다 심하게 앓는 이들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저 ‘개인적 특성’ 때문이겠거니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핀란드 연구진이 감기와 관련된 ‘개인차’가 알고 보니 콧 속 박테리아(미생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핀란드 듀폰 영양 및 보건연구소, 미국 버지니아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콧 속에 있는 박테리아의 종류와 수에 따라 감기의 종류와 강도, 감염 횟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152명의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콧 속 박테리아를 검출해 분석한 뒤 감기를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라이노바이러스 39종을 무작위로 감염시킨 뒤 증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콧 속에 있는 세균은 후벽균류(Firmicutes), 방선균류(Actinobacteria),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코리네박테륨(Corynebacterium), 알로이오쿠커스(Alloiococcus), 모락셀라(Moraxella) 등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염증과 식중독을 유발시키는 원인균으로 알려진 포도상구균이 콧 속에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똑같은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감기를 더 심하게 앓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유익한 체내 미생물을 증가시켜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콧 속 미생물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도 실시했다.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된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콧 속 미생물 종류와 분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미생물 변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콧 속 미생물 분포와 양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스프레이 형태로 코에 직접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콧 속 미생물 분포를 변화시키는 것과 이를 통해 감기를 예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르쿠스 레티넨 핀란드 듀폰 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콧 속 박테리아가 감기 증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면서도 “감기 바이러스가 콧 속 박테리아의 생존 환경을 변화시키기 때문인지 단순히 특정 종류의 콧 속 박테리아가 감기바이러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인지 등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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