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흥미진진 견문기] “동대문운동장기념관, 옛 영화가 세월에 잠든 느낌”

[흥미진진 견문기] “동대문운동장기념관, 옛 영화가 세월에 잠든 느낌”

입력 2018-09-26 17:52
업데이트 2018-09-26 18: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명절을 앞둔 주말이었지만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단은 ‘대가족’이었다. 싱글벙글 환한 얼굴의 윤현경 해설사는 화창한 날씨에 어울리는 밝은 톤의 목소리로 투어단을 이끌었다.
이미지 확대
김은선 책마루 연구원
김은선 책마루 연구원
중앙아시아 골목의 사마르칸트 식당 앞에서 커다랗고 둥근 빵을 파는 젊은이의 사람 좋은 웃음 뒤에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동대문시장을 오가며 자주 보았지만 국립의료원 바로 옆이 이순신 장군이 과거시험을 보다 말에서 떨어졌던 장소인 훈련원공원이란 것을 오늘에야 알게 됐다. 역시 아는 만큼 보게 되는가 보다. 한국전쟁 때 21개 지원국에서 온 의료진이 210만명의 부상자를 치료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국립병원에서 의료봉사의 고귀함을 느꼈다. 특히 1958년부터 10년간 현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스칸디나비아 3개국에는 큰 빚을 진 것 같다. 일행은 물이 흐르듯 유연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물을 따라 이간수문으로 흘러갔고, 조명탑 아래 동대문운동장기념관으로 내려섰다. 이곳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국가의 큰 행사와 공연을 치른 문화의 중심지였다. 옛 영화가 세월 속에 잠든 느낌이었다. 즐비한 빌딩 뒤 좁은 골목길을 지나 광희문 도심 성곽길을 걸었다. 한양도성 성곽이 끊겼다 이어졌다 하는 골목에서는 성곽을 집의 축대로 지은 광경도 볼 수 있었다. 한양도성의 가치를 지켜 내지 못한 행정의 아쉬움과 함께 집 한 채 지을 공간을 차지하려고 치열하게 투쟁했을 전 시대인의 팍팍한 삶이 그려졌다.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태극당을 끝으로 투어를 마쳤다.

쇼핑을 위해 자주 오는 곳이지만 한 발짝만 물러나면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해 준 투어였다. 세계인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들이 많았다.

김은선 책마루 연구원



2018-09-27 19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