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경협은 판문점 선언 이행 수준…임종석 “비핵화 합의는 블랭크”

경협은 판문점 선언 이행 수준…임종석 “비핵화 합의는 블랭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9-18 00:30
업데이트 2018-09-18 00:5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남북 공동합의문에 담길 내용은

비핵화 구체적 문구, 두 정상 대화에 달려
“원만히 진행되면 내일 오전회담 뒤 발표”
강경화·폼페이오 통화 “비핵화 긴밀 소통”
오늘 4대그룹 수장, 北내각 부총리와 만남
北의 경협 빠른 진전 요구 가능성이 변수
군사분야는 GP철수·유해발굴 등 담길 듯
이미지 확대
북·미 비핵화 대화의 물꼬는 물론 한반도의 불가역적 평화를 가늠할 평양 정상회담의 결과물은 18~19일 두 차례에 걸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문 형태로 담길 전망이다. ‘진도’가 원활하다면 19일 오전 정상회담 이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기대다.

문 대통령은 17일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남북 간의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4·27 판문점 선언 등 기존의 남북 합의 이행과 내실 있는 발전을 강조한 것일 뿐, 어떤 형태로든 합의사항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 군사 합의 및 북·미 비핵화 관련 논의 결과가 선언문의 두 축이 될 전망이다.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3대 의제로 ‘남북 관계 개선·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중재·촉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을 꼽았다.

우선 두 지도자는 남북 관계 부문에서 ‘판문점 선언 1조’에 명시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 이산가족 상봉,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국제경기 공동 참석 등의 이행 상황을 확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모두 예정대로 진척되고 있어 선언문 도출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이 경협의 빠른 진전을 요청할 가능성은 변수다. 남측은 대북 제재를 준수할 수밖에 없다는 원칙론을 밝히고, 동행하는 4대 그룹 수장들은 경협 기반을 조성하는 수준에서 북측과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18일 경제인들은 내각 부총리와 대담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도 “(경협은) 판문점 선언 합의 내용 외에 새로운 것보다는 합의된 내용들을 좀더 진전시켜 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중재는 결과물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임 실장은 “과거 비핵화가 특히 정상 간 의제로 올라온 적은 없었다”며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 이 대목이 저희가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어떠한 낙관적인 전망도 하기 어려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선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북한과 핵 리스트 신고가 먼저라는 미국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 김 위원장에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정상회담이 사전 협의 결과를 최종 매듭짓는 과정에 가깝다면 비핵화 의제 결과물은 오로지 남북 지도자의 진솔한 대화와 결단에 달려 있다. 임 실장은 “어떤 합의가 나올지, 그 내용이 합의문에 담길 수 있을지, 구두합의가 이뤄져 발표될 수 있을지, 이 모든 부분이 블랭크(빈칸)”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 중재안을 도출해도 미국의 입장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선언문에 구체적으로 담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판문점 선언에서 명시한 ‘완전한 비핵화’보다 구체적인 수준에서 합의 문구가 들어갈 가능성은 있다.

군사 분야에서는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DMZ 내 공동유해발굴 등이 무리 없이 담길 전망이다.

다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문제는 양측이 최근 17시간의 마라톤 군사실무회담을 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NLL 문제는 비핵화와 연계해서 봐야 한다”며 “비핵화 중재안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낼 경우 NLL은 북에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양측은 정상회담 전날 각급 채널을 통해 긴밀히 소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로 40분간 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비핵화 의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 한·미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상호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이날 오후 5시 10분쯤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교섭본부장을 만나, 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8-09-18 2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