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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7개월만에 다시찾은 개성공단 “착잡…매일 다니던 데인데”

2년7개월만에 다시찾은 개성공단 “착잡…매일 다니던 데인데”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9-14 16:00
업데이트 2018-09-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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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시설 관리 비교적 양호해 보여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는 개성공단 기업인을 대표해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과 정기섭 부회장도 참석했다.
경기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이후 공단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기업인들은 그간 설비 점검 등을 위해 수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왔다.

정기섭 부회장은 이날 방북 전 남측 출입사무소(CIQ)에서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착잡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공단이 재개돼서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비핵화란 문제에 얹혀 있어서 개성공단 재개가 언제 될지 모르는 마당에 반가운 마음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가보긴 합니다만 다시 언제 여길 들어갈 수 있을지 착잡하게 와닿는다”면서 “여기 매일 다니던 데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 부회장은 ‘오늘 시설을 둘러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동선상으로는 그런 시간 여유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일단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한용 회장은 개소식장에서 취재진에게 “아침 일찍 통일대교를 지나 군사분계선(DMZ)을 넘어 개성공단에 도착할 때까지 낯설지가 않았다”면서 “3차 남북정상회담에 기대가 크다.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경우 연내 공단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회장은 “시설은 외부적으로 볼 때 비교적 잘 정리정돈이 돼 있었다”면서 “결국 북한이 관리를 했다는 안도감이 든다. 북측 얘길 들어보니 내부도 동파 최소화를 위해 겨울에 물을 빼거나 조치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한 당국자도 개성공단을 바라보며 “건물인데, 이산가족 상봉하는 느낌”이라며 “건물을 보니 마음이 좀 그렇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연락사무소에서 개성공단까지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북측 출입사무소(CIQ)에 있는 로만손 시계탑은 정상 작동하고 있었으며, 거리는 대체로 깨끗하게 정리된 상태였다. 공단에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었고 출입문도 모두 닫혀있었지만, 겉으로는 비교적 시설이 양호해 보였다.

현대오일뱅크에서 운영하는 한누리 개성주유소도 그대로 보존돼 있었으며 사용한 흔적은 없었다.

일부 건물들은 간판에 녹이 슬고 낡은 모습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건물의 경우 원래 초록색이던 로고가 거의 색이 바랬다.

‘공동련락사무소’라는 도로표지판이 새로 생긴 점이 눈에 띄었다.

한편 북측 세관 직원들은 체온계로 일일이 남측 방북단의 체온을 쟀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이냐”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환자를 체크하려고”라며 “남측에서 이거 안 재고 왔느냐”고 물었다.

북측 세관 직원은 방북단 중 한 명이 볼에 빨간 뾰루지가 난 것을 보자 “왜 그런 거냐”고 묻기도 했다.

북한은 남측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오기 전인 지난 8월 말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도 방북인원들에 대해 일일이 체온을 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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