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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 제재 ‘이행’ ‘해제’ 카드 동시에… 北 비핵화 압박

트럼프, 대북 제재 ‘이행’ ‘해제’ 카드 동시에… 北 비핵화 압박

한준규 기자
입력 2018-08-23 17:48
업데이트 2018-08-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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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풀어주고 싶지만, 핵 先 제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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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3개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며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지만, 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3개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며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지만, 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아베와 통화선 “강력한 제재 유지 약속”
北은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중단 ‘불만’
폼페이오 4차 방북 앞두고 수싸움 치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 ‘이행’과 ‘해제’라는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통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전화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2개월여 만에 이뤄진 미·일, 두 정상의 전화 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정가는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행동을 하지 않으면 강력한 대북 제재를 이어 갈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난 3개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면서 “(대북) 제재를 빨리 풀어 주고 싶지만 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록 ‘선 비핵화’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북한이 원해 온 ‘대북 제재 해제’라는 ‘당근’을 명확히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채찍과 당근 약속을 한꺼번에 풀어놓은 것이다.

북한은 대미 협상에서 속도 조절을 하며 협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16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엔진시험대에서 새로운 해체 활동이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로켓 발사 지지용 선로에 장착된 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도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일 촬영된 사진에서 활발한 해체 작업이 감지됐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의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23일 “종전선언 발표로 군사적 대치가 끝장나면 조미 간 신뢰 조성 분위기가 마련되고 새로운 전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북측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 메아리는 “북·미 및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제재 때문”이라면서 “관계 개선과 제재는 절대 양립될 수 없다”고 미국을 정면 비판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미가 비핵화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9·9절을 앞둔 북한도, 측근들의 유죄 판결 등으로 국내 정치에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의 ‘성과물’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북·미 간 ‘종전선언’과 ‘핵 신고서’의 빅딜을 점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8-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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