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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책임’ 또 입 닦은 아베…“깊은 반성” 언급한 일왕

‘가해 책임’ 또 입 닦은 아베…“깊은 반성” 언급한 일왕

김태균 기자
입력 2018-08-15 18:06
업데이트 2018-08-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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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패전일추도식서 6년째 전쟁 반성 없어
야스쿠니신사엔 공물료 내며 “불참 죄송”
고이즈미 총리 아들 등 의원들 집단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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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 망령
군국 망령 광복절이자 일본 종전기념일인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 등 246만명의 희생자 위패가 있는 도쿄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행진을 벌이며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향수와 과거를 미화하는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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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염원
평화 염원 15일 야스쿠니 신사 한편에서는 시민들이 환한 표정으로 비둘기를 날리며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고 평화를 염원하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자국의 8·15 종전일(패전일)에도 전쟁을 일으킨 ‘가해 책임’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2012년 말 제2차 집권 이후 6년째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는 올해에도 돈을 보냈다.

아베 총리는 15일 제73회 종전일을 맞아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겸허하게 역사를 마주하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 결연한 맹세를 지키겠다”고 연설했다. 그러나 과거 일본 총리들이 언급했던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손해와 고통’, ‘깊은 반성’ 등의 단어는 전혀 입에 올리지 않았다. 1994년 무라야마 정권 출범 이후 모든 일본 총리들은 종전일에 자국의 가해 책임을 언급해 왔다.

아베 총리도 1차 집권 때인 2007년 종전일에는 “많은 나라들에 커다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전쟁의 반성에 입각해 부전의 맹세를 견지하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2차 집권 이후 처음 맞은 2013년 종전일부터는 ‘반성’과 ‘부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내년 퇴임 전 마지막으로 추도식에 참석한 아키히토 일왕은 아베 총리와 달리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2015년 종전일 이후 4년째다. 그는 “과거를 돌이켜 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앞서 야스쿠니신사에 개인이 아닌 ‘자민당 총재’의 명의로 공물료를 보냈다. 그를 대리해 온 시바야마 마사히코 자민당 총재 특보는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선조들의 영혼에 꼭 참배해 달라고 말하면서 오늘 오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종전일에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낸 것도 2012년 이후 6년 연속이다. 2013년 12월에는 직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거센 반발을 부른 바 있다.

한편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재의 아들이자 미래의 총리감으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수석부간사장도 이날 야스쿠니신사에 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8-08-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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