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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암살기도… 마두로 연설 중 긴급 대피

드론 암살기도… 마두로 연설 중 긴급 대피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8-08-05 22:46
업데이트 2018-08-0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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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방위군 창설 행사서 폭발… 7명 부상

“배후는 산토스” 주장에 콜롬비아 반박
대통령을 지켜라
대통령을 지켜라 니콜라스 마두로(원 안)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행사에서 연설하는 도중 인근 상공에서 폭발물을 적재한 드론이 폭발하자 경호원들이 긴급하게 마두로 대통령을 둘러싸면서 방탄 장비로 그를 덮고 있다.
카라카스 신화·AP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야외 연설 도중 드론(소형 무인항공기)을 이용한 암살 기도에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우익 세력의 음모로 규정하고 ‘앙숙’ 콜롬비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했지만 실제 용의자를 둘러싸고 무성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이 이날 오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행사에서 연설하는 도중 굉음과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폭발에 연설은 중단됐고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정보부 장관은 “대통령 연설 도중 인근에서 폭발물을 실은 드론 여러 대가 폭발했다”면서 “대통령은 안전한 상태지만 군인 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는 나를 암살하려는 시도로 그 배후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콜롬비아 대통령)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용의자 일부가 체포됐고 극우 세력이 연계돼 있다”면서 “이번 공격에 자금을 댄 사람들의 일부는 미국 마이애미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테러 단체와 싸울 용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이애미는 반(反)마두로 성향의 베네수엘라 망명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미 정부의 개입설을 부인했다고 AFP는 5일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잡았고 지난 5월 조기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의 경제난을 미국 등 외부 세력과 결탁한 국내 우파 보수세력의 방해 탓으로 돌려 왔다. 특히 자국과 국경을 접한 친미 우파 성향의 콜롬비아 산토스 정권이 베네수엘라 좌파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우파의 선봉에 서 있다고 비판해 왔다. 타레크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이번 암살 기도는 대통령뿐 아니라 연단에 함께 있던 군 수뇌부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콜롬비아 정부는 “산토스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부를 전복하는 일이 아니라 손녀 세례식 때문에 바쁘다”고 배후설을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자칭 ‘티셔츠를 입은 군인들’이라는 정체불명의 반정부 단체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범행을 둘러싼 의문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폭발물을 실은 드론 2대를 마두로를 향해 날려 보낼 계획을 짰지만 정부군이 이를 격추했다”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굶주리고 화폐가치가 폭락하며 교육 시스템이 망가지는 상황을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08-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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