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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본점경비’…외국계 금융사 본사 송금 ‘깜깜이 돈’

‘수수료’, ‘본점경비’…외국계 금융사 본사 송금 ‘깜깜이 돈’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7-08 11:38
업데이트 2018-07-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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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기업이 이익금 회수하는 것 당연” 목소리도

외국계 금융사들이 이익금뿐 아니라 다양한 명목으로 막대한 돈을 본사에 보내고 있으나 적정하게 보내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에게 낸 자료를 보면 국내 28개 외국계 보험사는 작년 한 해 동안 2천872억원을 이익금 송금이라는 명목으로 본사에 보냈다.

2013년 1천418억원의 두 배 수준이었다.

이외에 다른 항목으로 보낸 돈도 355억원에 달한다. 이중 본사에 위탁수수료로 193억원을 보냈다. 여기에 본사 전산을 이용하는 사용료 등이 포함된다.

자문수수료로는 3억원, 본점 경비로는 91억원을 송금했고, 기타 비용으로 68억원 보냈다.

다양한 명목으로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씩 본사에 돈을 보냈지만 관련 정보 부족으로 적절한 대가인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한 외국계 금융사 직원은 “본사에 보내는 ‘자문료’ ‘사용료’ 등의 세부내용이 뭔지 회사는 내부에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며 “회사가 늘 어렵고 힘들다고 하지만 이런 돈은 과감하게 보내고 직원 복지에는 박하다”고 비판했다.

외국계 은행은 매년 고배당으로 논란이 됐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매년 배당금 전액을 모회사인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터드그룹에 보내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6월 이사회에서 배당 유보를 논의했지만, 올해 초 배당 시점에는 결국 939억원 배당을 결정했다.

씨티은행은 영업점 통폐합과 직원 재배치 관련해 노사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고 실적이 호조를 보여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2017년을 결산하면서 올해 1천250억원을 배당하고 배당금을 모두 본사에 보냈다.

외국계 금융사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얻은 과실을 내부 구성원과 나누거나 국내 시장에 투자하고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데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익금의 일부를 배당하고 나머지는 전산 투자, 임금 인상 등에 써야 하지만 투자금 배당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진출 기업이 이익금을 회수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배당하지 않고 유보금을 쌓아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매년 배당은 자본금, 이익잉여금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해 이익뿐 아니라 누적된 이익 규모,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이 모두 검토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본사에 송금하는 영업비용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에 모두 표준화한 기준이 있으며, 그에 따라서 비용 분담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 금융사가 해외에 진출해 영업한다고 해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며 “국제적인 기준, 가치에 우리도 따라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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