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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간 목소리 ‘듀플렉스’ 논란 속 시범 운영 착수

구글, 인간 목소리 ‘듀플렉스’ 논란 속 시범 운영 착수

입력 2018-06-28 09:26
업데이트 2018-06-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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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비난 여론에 ‘구글 어시스턴트’ 신원 밝히기로
“자연어 로봇과의 대화 일상화하는 계기될 지 주목”


인간과 똑같은 목소리로 미장원이나 식당 예약을 하는 구글의 AI(인공지능) 비서 소프트웨어 ‘듀플렉스’가 공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구글은 27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테스트 그룹과 듀플렉스 전화 수신을 허가한 업소들을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향후 몇 주 동안은 독립기념일(7월4일)과 같은 공휴일에 영업하는지 등을 묻는 단순기능에서 시작해 여름부터는 식당과 미장원 등 업소 예약을 하는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글은 26일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이스라엘 레스토랑인 ‘오렌스 허머스’에 일부 기자들을 초청해 최초의 라이브 데모도 선보였다. 그러나 동영상 촬영은 허가하지 않았다.

지난 5월 구글이 개발자 콘퍼런스(I/O)에서 듀플렉스를 처음 공개한 후 큰 논란이 일었다.

AI가 인간과 똑같은 목소리로 업소 직원과 꽤 긴 대화를 하면서 “언제가 좀 한가한지” 등을 따져 적당한 시간에 예약하는 모습은 분명 한 단계 진화한 AI의 모습이었다.

특히 ‘어’, ‘흠’ 등 망설이는 듯한 모습까지도 그대로 흉내 내 상대방은 전화를 거는 쪽이 로봇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비평가들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속여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람을 속일 만큼 똑똑한 AI의 실제 목소리 주인공이 누구인지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 기능은 현재 기술 기업들이 직면한 프라이버시나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물음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레스토랑 ‘오렌스 허머스’에서 듀플렉스의 기능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닉 폭스 구글 부사장 [AP=연합뉴스]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레스토랑 ‘오렌스 허머스’에서 듀플렉스의 기능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닉 폭스 구글 부사장 [AP=연합뉴스]
기술 기업의 책임감을 강조해온 작가 스튜어트 브랜드는 “로봇 음성은 인간이 아닌 합성음을 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속임수도 신뢰를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5월 공개 당시 샌프란시스코 지역 방송인 KNBR의 ‘머프 앤 맥’ 쇼에서는 듀플렉스의 시연 내용을 들려주면서 “당신이 미래에 어떤 전화를 받게 되면 건너편의 목소리가 진짜 사람인지 아닌지 궁금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로서는 AI를 최대한 인간처럼 만들면서도 사람들이 구글의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할 딜레마에 부닥친 것이다.

26일 기자들을 상대로 한 데모에서 구글은 그 해답의 일부를 내놨다.

듀플렉스는 업소에 전화를 걸어 “안녕하세요. 저는 구글 어시스턴트이며 고객의 예약을 요청합니다. 이 자동전화는 녹음될 것입니다”라고 신분을 밝힌 것.

구글 측은 “통화 내용 녹음을 합법적으로 요구하는 주 정부들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봇이 건 전화라는 것을 알게 됐을 경우에도 업소 직원들이 친절하게 대응해 줄지는 미지수다.

IT 전문매체 시넷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인 구글이 그동안 공상과학 소설의 소재였던 자연어 로봇과의 대화를 상용화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다른 개발자들을 위한 선례를 제시할 뿐 아니라 사용자의 기대치를 설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자연어 로봇과 인간의 대화를 매우 정상적으로 생각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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