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샤이니의 공연을 보고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느꼈어요. 샤이니와 샤이니를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안무를 만들었죠.”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안무가 스가와라 코하루(여·26)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샤이니의 6번째 정규앨범 타이틀곡 ‘데리러 가’ 안무 작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데리러 가’는 현대무용을 떠올리게 하는 독창적 안무로 “충격적일 만큼 신선하다”, “이것이 예술이다” 등 호평을 이끌어냈다.

코하루는 “샤이니가 자신들의 내면을 향한 사랑으로 춤을 춘다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춤을 추지 않고 멈추는 시간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샤이니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춤을 춰줘’라고 생각하게 애를 태울 수 있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며 “‘무심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샤이니와의 안무 작업에 대해 “연습 첫날부터 형제처럼 반갑게 맞아줘서 첫 만남이 낯설지 않았다”며 “(샤이니에게서) 굉장한 파워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데리러 가’ 안무 연습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멤버들 모두 안무를 빨리 외웠다”며 “저보다 몇천배는 빠른 것 같다”고 칭찬했다.

네살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다는 코하루는 학창시절 수많은 댄스 대회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2010년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 팝 가수 리아나의 댄서로 활약하기도 하며 독자적인 댄스 스타일을 만들었다. 지난해와 2016년 일본 최고의 가요제전인 ‘홍백가합전’에 출연할 만큼 최고의 안무가를 넘어 일본 내 스타로 부상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태민의 솔로앨범 타이틀곡 ‘무브’(MOVE)의 안무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코하루는 태민과의 ‘무브’ 작업에 대해 “폭발적인 안무라면 태민이 너무 쉽게 소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이라며 “새로운 싹이 서서히 보여지는 듯한 안무로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태민이 제 안무를 너무 쉽게 외워버리기 때문에 약간 짓궂게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코하루는 안무가가 된 배경에 대해 “음악이 끊이지 않는 가정에서 자라 언니는 노래를 하고 저는 춤을 추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안무가가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생각하는 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타고난 안무가인 코하루의 일상은 춤으로 점철돼 있다. 그는 춤 외에 다른 취미를 묻는 질문에 “춤만 춰왔기 때문에 취미가 없어 최근에 곤란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하루는 “매일 다른 자신을 마주하기 때문에 꿈이나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매일 전력을 다해 나 자신을 부수고, 만들어내고, 찾아가고 있다”며 안무가로서의 철학을 얘기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태민, 샤이니와의 작업 덕분에 한국을 집 같은 곳으로 생각하게 됐다”며 “좋은 기회가 있다면 케이팝 아티스트와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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