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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주차권을”…모든게 새로웠던 사우디 여성 운전 첫날

“내손으로 주차권을”…모든게 새로웠던 사우디 여성 운전 첫날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6-25 16:27
업데이트 2018-06-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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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 12만명 운전면허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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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운전이 허용된 첫 날인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운전자의 모습. EPA 연합뉴스
여성 운전이 허용된 첫 날인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운전자의 모습.
EPA 연합뉴스
“오늘 운전석 창문을 열고 내 손으로 직접 주차권을 뽑았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어제까지 남편이 주차권을 뽑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알샤와즈 씨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기며 직접 운전하게 된 현실을 자축했다.

사우디에서 여성 운전이 허용된 이 날 알샤와즈 씨는 새벽부터 남편의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왔다면서 자신의 새로운 체험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알렸다.

다른 사우디 여성은 “주유소에서 처음으로 내 차에 휘발유를 넣었다. 서툴렀지만 너무 기뻤다”는 글을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여성 운전이 해금되면서 SNS에는 운전대를 비로소 잡게 된 사우디 여성들이 체감한 ‘작지만 특별한’ 변화를 나누는 글과 사진이 이어졌다.

주차권 뽑기, 주유와 같은 다른 나라였다면 귀찮고 하찮은 일이지만 비로소 운전할 수 있는 합법적 권리를 갖게 된 사우디 여성들에게는 모든 게 새로운 변화의 첫날이었다.

주부 알샤리프 씨는 24일 “오늘 처음 내가 차를 몰고 초등학생 딸을 옆에 태우고 등교시켰다. 우리 딸도 크면 마음껏 운전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감격스러운 기분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간 자녀의 등하교는 가족 중 남성 또는 고용한 운전 기사의 몫이었다.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는 습관적으로 운전석에 타려는 남편을 조수석에 앉히고 아내가 직접 운전해 출근하는 맞벌이 부부의 모습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 인기를 끌었다.

현대자동차도 24일 ‘운전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여성이 운전대를 잡는 내용의 광고를 시작했다.

이날 프랑스 라카스텔레에서 열린 포뮬러1(F1) 대회의 사전행사에선 사우디모터스포츠연맹 소속 여성 레이서 아실 알하마드가 사우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F1 머신을 운전하면서 서킷을 누볐다.

관중은 사우디 여성의 운전 허용을 축하하며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사우디 내무부는 24일 연 기자회견에서 이날 기준 사우디 여성 12만여명이 운전면허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운전할 수 있는 연령의 사우디 여성은 900만명 정도로, 이 가운데 600만명이 운전면허를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부터 운전을 시작한 사우디 여성은 대부분 외국에서 취득한 운전면허를 교환한 경우다.

내무부 대변인은 “현재 5개 도시에 6개 여성 전용 운전교습소가 설립됐는데, 더 확충하겠다”면서 “24일 오후까지 여성 운전자의 교통법규 위반이나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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