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트럼프 “한미훈련 중단, 내가 제안”… 외교가 발칵

입력 : ㅣ 수정 : 2018-06-1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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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뒤집는 예측불허 외교
‘김정은이 먼저 요구’ 분석 뒤집어
“비핵화엔 시간” 입장 변화도 주목
‘北 미래상 비디오’ 보여주기 파격
신뢰 구축보다 관계정상화 앞세워
‘노 타이’로 귀국한 트럼프 전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자신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18.6.13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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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타이’로 귀국한 트럼프
전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자신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18.6.13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2일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도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전협정부터 65년간 이어져 온 대북 외교안보 패러다임을 연일 뒤집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외교안보관(觀)을 가진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비핵화 합의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놓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로서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어느 대통령도 구사하지 않았던 예측불허의 파격으로 한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을 뒤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의사를 자신이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시했다고 밝혀 외교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전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을 밝혔을 때만 해도 김 위원장의 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한 형식으로 이해됐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계획과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내가 (먼저) 제안했고, (내가) 하길 원하는 체제안전 보장 조치”라며 “(북한과) 협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도발적”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군사적 위협을 자발적으로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의 이유로 ‘비용 부담’을 내세운 것도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세계 초강대국의 군사력으로 북한을 언제든 억제할 수 있는데 굳이 사이가 좋아진 지금 북한을 군사훈련으로 자극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 읽힌다. 그전 어느 미국 대통령도 이런 인식을 보이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외교가의 예상을 깬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앞으로 워싱턴, 평양 등을 오가며 후속 회담을 가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간 안보 전문가들이 지적하던 북·미 간 ‘불신의 역사’나 지난해 12월 스스로 대북 군사행동을 검토했던 것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미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가 주장하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문구를 고집하기보다 ‘완벽한 비핵화’로 합의하고 그것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한 것도 주목된다. 수많은 검증으로 신뢰를 쌓는다는 기존의 문법을 공동성명에서 신뢰 구축을 의미하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앞세워 뒤집은 것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6-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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