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북미 정상회담] 싱가포르+베트남+중국 접목… ‘김정은식 경제 발전’ 나설 듯

입력 : ㅣ 수정 : 2018-06-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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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싱가포르 번화가 깜짝 참관 “지식·경험 많이 배우려고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시내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동남부의 마리나베이에 있는 초대형 식물원 가든바이더베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망대, 에스플러네이드와 관광 명소 머라이언 파크의 연결지점 등을 방문했다. 2018.6.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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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시내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동남부의 마리나베이에 있는 초대형 식물원 가든바이더베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망대, 에스플러네이드와 관광 명소 머라이언 파크의 연결지점 등을 방문했다. 2018.6.12
연합뉴스

“싱가포르가 듣던 바대로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건물마다 특색이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싱가포르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들을 많이 배우려고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1일 밤 싱가포르 번화가를 둘러보며 밝힌 소회에서 ‘북한의 개발 로드맵’을 시사했다. 향후 비핵화를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받는 한편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완화되면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특정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전적으로 따르기보다 싱가포르, 중국, 베트남, 한국 등의 개발 경험을 접목한 ‘김정은식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체류하며 시내의 여러 대상을 참관했다”며 “대화초원(가든스 바이 더 베이)과 세계적으로도 이름 높은 마리나 베이 샌즈 건물의 지붕 위에 위치한 스카이 파크, 싱가포르 항을 돌아보며 싱가포르의 사회·경제 발전 실태에 대하여 요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 위원장은 이미 선진국의 발전상이 체화돼 있다. 오히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수행원 대부분을 동행시켜 고도 경제 개발을 체험시킨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항으로 가는 길에 ‘주빌리’ 다리 위에서 싱가포르의 도시 형성 전망 계획에 대한 해설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참관을 통해 싱가포르의 경제적 잠재력과 발전상을 잘 알게 됐다”는 김 위원장의 소회도 전했다. 이날 참관은 밤 9시 4분(한국시간 10시 4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만 1766달러로 세계 10위다. 29위인 남한의 3만 2774달러와 비교해 거의 2배다.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것이 싱가포르식 경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북한도 싱가포르를 모델로 1991년 나선경제무역지대를 조성했다. 또 싱가포르는 몇 년 전 갈마국제공항의 리모델링에 투자했다. 김 위원장이 원산·갈마지구를 국제적인 관광특구로 육성하려는 상황에서 관광대국인 싱가포르의 경험을 배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싱가포르는 정치적으로 독재 정권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에 성공한 이례적인 모델이다. 다만 인구가 579만명의 소국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현실에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이 거론된다. 정치적으로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을 했던 점이 매력적이다. 베트남은 1986년 경제개혁정책인 ‘도이모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1991년 캄보디아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부터 수교 논의가 시작됐고 미국이 1994년 베트남에 대한 무역 금지 조치를 종료하는 등 본격적인 수교 절차가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도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위원장은 중국에 친선참관단을 꾸준히 파견하고 있다. 박태성 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이 지난달 14일부터 열흘간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중심 등을 돌아본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사유재산제를 도입하지 않고 국유기업을 이용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확립했다. 또 차관보다 외국기업의 직접투자를 유치했다. 중·미 수교는 1972년 상하이 공동성명 이후 8년 만에 이뤄졌다.

북한이 바라는 경제 개발은 무엇보다 민간기업을 통한 대북 투자로 보인다. 특히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 기업이 대북 투자를 시작하면 다른 나라도 안정성을 믿고 투자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의 IMF 가입을 돕는다면 세계은행(WB)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활용한 자금 지원도 가능해진다. 김영희 한국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은 개혁사회주의로 성공한 중국·베트남뿐 아니라 여러 곳의 경험 및 교훈을 이용해 급진적인 경제 개발 모델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한마디로 중국식, 베트남식, 싱가포르식도 아닌 김정은식”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6-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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