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지옥에 트뤼도 자리 있다”… 美, G6와 극한 대립

“지옥에 트뤼도 자리 있다”… 美, G6와 극한 대립

최훈진 기자
입력 2018-06-12 01:14
업데이트 2018-06-12 01: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분열 G7 정상회의 후폭풍

“캐나다 허풍 떨다가 딱 걸려”
트럼프, 동맹국 비난 트윗 5차례나
캐나다 “인신공격 외교 안 해”
회원국 파국 가능성에 우려·경고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공영방송 ARD의 토크쇼인 ‘안네 빌’에 출연해 대담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통한 (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공동성명) 번복은 심각하면서도 다소 우울한 일”이라면서 “이번에 유럽연합(EU)은 다시 응집력 있게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공영방송 ARD의 토크쇼인 ‘안네 빌’에 출연해 대담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통한 (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공동성명) 번복은 심각하면서도 다소 우울한 일”이라면서 “이번에 유럽연합(EU)은 다시 응집력 있게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트윗 통보’로 지난 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파기된 데 이어 10일 트럼프 정부 참모들까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한 맹공격에 가세하면서 후폭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G7 회원국들은 2차 대전 이후 세계경제 질서를 이끈 이른바 ‘대서양 동맹’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치닫을 가능성에 대해 잇따라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입국한 뒤 11일 또다시 동맹국들을 맹비난하는 트윗을 5차례 연달아 올려 전날 못다 푼 화를 풀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 발표를 보면 그들은 미국 상대로 거의 1000억 달러(약 107조 3500억원)를 번다. (미국산) 유제품에 (관세) 270%를 매겨 놓고는 쥐스탱을 호명하니 상처입은 척한다. 허풍을 떨다가 딱 걸린 것”이라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위비 지출 분담률을 언급하며 비난의 화살을 캐나다를 넘어 다른 G7 회원국으로까지 돌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에 맞서 보복조치를 하겠다는 트뤼도 총리의 기자회견 이후 일방적으로 G7 공동성명을 파기했다. 이와 관련, G7 회원국들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순식간에 280자의 트윗으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지만 이걸 다시 세우려면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앞서) 기후변화협약·이란핵 합의 탈퇴를 봐 왔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니엘 서버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서양 동맹 관계에 있어 파괴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그 피해가 얼마나 영구적일지는 알 수 없으나 극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만은 확실하다”면서 “화를 잘 내고,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G7 회원국만이 아니라 모두가 이를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 백악관 참모들은 입에 담지 못할 거친 언사로 갈등을 더 부추겼다. 백악관 경제사령탑인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날 CNN과 폭스뉴스에 잇달아 출연해 “트뤼도 총리는 우리의 등에 칼을 꽂았다”, “지옥에 트럼프 대통령을 배반한 외국 지도자를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다” 등의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공동성명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캐나다는 인신공격으로 외교를 하지 않는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에 절제되고 상응하는 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맞섰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캐나다를 향한 미국의 선동적인 공격으로 캐나다 내 트뤼도 총리에 대한 정치적 지지가 결집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8-06-12 22면

많이 본 뉴스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선거 뒤 국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사안은 무엇일까요.
경기 활성화
복지정책 강화
사회 갈등 완화
의료 공백 해결
정치 개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