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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북 회담 의지 의심할 필요 없다”

文 “북 회담 의지 의심할 필요 없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8-05-23 18:12
업데이트 2018-05-2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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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 86분 대화 내용은

한미중일 대북 지원 의견 교환
남북미 종전선언 방안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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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제 보장을 언급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따라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제 보장을 언급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따라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2일(현지시간) 첫 단독회담은 시작 1시간여 만에 다소 허탈하게 마무리됐다.

양 정상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청와대와 백악관 실무진은 취재진과 배석자를 물리고 통역만 둔 채 단독회담을 이어 가려 했다. 그렇지만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단독회담이 즉석 기자회견으로 돌변했다.

양 정상이 내밀한 대화를 나눈 시간은 애초 예정된 30분에서 20분 남짓으로 줄었다.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네 차례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어서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질문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마친 직후 나왔다. 현지 기자들은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외치며 질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솔직히 북한과 세계를 위한 좋은 회담이 될 기회가 있다”며 북·미 회담이 다음달에 열리지 않을 수도 있음을 처음 언급했다. 외신들은 이를 긴급 뉴스로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하자는 데 전혀 이견이 없다”고 수습했지만 회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북·미 회담 불발 가능성이 나와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의응답에서 북한의 체제 보장을 약속하고 비핵화를 일괄타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한도 과거에는 북한처럼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삼성, LG를 비롯해 그들이 지은 배를 볼 수 있다”며 한국을 북한 경제발전 모델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실 수도 있겠다”며 궁금한 점을 직접 묻기도 했다. 사실상 공개회담이나 다름없었다.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을 얼마나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문 대통령)는 매우 유능하고 역량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단지 북한이나 한국이 아니라 전체적인 한반도를 위해 좋은 일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 “지금 문 대통령이 하는 방식이 우리가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정말로 도와주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어 “한국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아주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장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날 단독회담은 오후 12시 5분에 시작해 1시 3분에 종료됐다. 하지만 돌발 질의응답이 오후 12시 42분까지 진행돼 두 정상 간 회담 시간은 21분에 불과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에 확실한 신호를 주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급급해한다는 미국 내 여론을 겨냥해 공개 메시지를 내보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5-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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