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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종업원 기획 탈북 의혹… 민변, 이병호 고발

北 종업원 기획 탈북 의혹… 민변, 이병호 고발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8-05-14 23:08
업데이트 2018-05-1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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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인, 국정원 지시로 협박·유인…당시 새누리당 20대 총선에 활용…박근혜 관련 증거 땐 추가 고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을 기획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이 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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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이병호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 탈북 의혹사건 대응 태스크포스(TF)’는 14일 이 전 원장과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국정원 전 해외정보팀장 정모씨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당초 민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병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도 고발하겠다고 밝혔지만 “범죄 증거가 좀더 명확하게 드러날 때 추가 고발할 것”이라며 이번 고발 대상에서는 일단 제외했다.

민변은 고발장에서 “이 사건은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이 국정원의 지시를 받고 종업원 12명에게 다른 식당으로 이사 간다는 명목으로 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으로 이동시킨 뒤 ‘이제 북한으로 돌아가면 죽는다’고 협박해 강제로 한국으로 유인, 납치한 사건”이라며 “특히 집단 탈북의 동기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업원들과 그 부모들에게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로 강제 격리되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인권침해 범죄”라며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피해자들이 원하는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발인인 장경욱 변호사 등 9명은 종업원 12명의 부모로부터 종업원들의 모든 법률상 대리권을 위임받은 변호사들이라고 밝혔다. 2016년 4월 박근혜 정부는 중국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여종업원 12명이 자유의사로 집단 탈북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016년 4월 8일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7일 집단 귀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14일 민변은 국정원이 당시 여권의 선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탈북시켰다는 이유로 이병호 전 국정원장,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지검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2016년 4월 8일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7일 집단 귀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14일 민변은 국정원이 당시 여권의 선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탈북시켰다는 이유로 이병호 전 국정원장,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지검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가 이들의 탈북을 공개한 시점이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엿새 앞둔 때여서 일각에서는 ‘기획 탈북’ 의혹이 있었다. 더군다나 당시 통일부는 이례적으로 이들의 귀순 하루 만인 2016년 4월 8일 집단 탈북 사실을 발표해 의혹이 더욱 커졌다. 최근 한 방송을 통해 기획 탈북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방송에 출연한 식당 지배인 허씨는 본인과 부인만 귀순하기로 했으나 국정원 직원이 ‘종업원들을 다 데리고 들어오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종업원들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일부 종업원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8-05-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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