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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한항공 갑질 사태에 계열사 진에어도 폭발

[단독] 대한항공 갑질 사태에 계열사 진에어도 폭발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5-03 18:25
업데이트 2018-05-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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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태로 촉발된 대한항공 내부 폭로가 계열사인 진에어 내부 폭로로 번졌다.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내부 갑질에 대한 직원 폭로가 잇따르는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진행해왔던 신규 유니폼 제작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이 무시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3일 유니폼 개선 T/F팀은 오후 2시쯤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5월 4일(금) 9:00부터 객실승무원 신규 유니폼에 대한 개인별 사이즈 피팅을 일시 중시한다”고 공지했다. 새 유니폼에 대한 진에어 내부 직원들의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은 까닭이다.
직원과 유니폼 작업 내용을 공유하고자 사내망에 만들어진 유니폼 개선 T/F팀 게시판에는 단 한 개의 사업설명 게시글만 올라와 있다.  사진=독자 제공
직원과 유니폼 작업 내용을 공유하고자 사내망에 만들어진 유니폼 개선 T/F팀 게시판에는 단 한 개의 사업설명 게시글만 올라와 있다.
사진=독자 제공
진에어 사측은 2016년 직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신규 유니폼을 제작하겠다고 발표하고 이후 사원을 중심으로 유니폼 TF팀을 꾸렸다. 그러나 유니폼 제작 디자인을 놓고 T/F팀 소속 일반 사원까지 포함한 회의는 한번뿐이었다. 또 직원과 유니폼 작업 내용을 공유하고자 사내망에 만들어진 유니폼 개선 T/F팀 게시판에는 단 한 개의 사업설명 게시글만 올라와 있다.

특히 직원들이 “통풍이 안 되는 청바지 유니폼 때문에 각종 병이 생기니 이를 교체해 달라”고 요청한 의견을 무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진에어는 객실승무원 유니폼으로 청바지와 티셔츠, 셔츠를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청바지 유니폼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해왔다. 기내에서 오랜 시간 통풍이 어려운 청바지를 입고 근무하자 질염과 방광염 등에 시달리는 여자 승무원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발송된 신규 유니폼 피팅 일시 중지 메일 사진=독자 제공
직원들에게 발송된 신규 유니폼 피팅 일시 중지 메일
사진=독자 제공
유니폼 디자인 T/F팀 회의에 들어갔던 A직원은 서울신문 취재진에게 “유니폼팀이라고 뽑아놓고 딱 한 번 회의에 들어간 이후엔 한 번도 부른 적이 없다”면서 “유일하게 들어갔던 회의에서도 승무원들이 청바지 때문에 질염에 걸리니 꼭 바꿔달라며 의견을 제시했지만 객실(승무원) 말을 다 무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측이 유니폼 디자이너도 공모해서 뽑았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설명 없이 이력만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규 유니폼을 두고 진에어 직원들은 “수십억을 들여 만든 옷이 맞는지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새 유니폼을 피팅해본 승무원 B씨는 “정말 디자이너가 만든 옷이 맞나 싶을 정도로 유니폼이 엉망이라 피팅을 갔던 직원들이 모두 경악했다”면서 “사내에서는 디자이너가 조현민 전무의 친구라서 발탁된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파다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6일 뉴스1에 따르면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은 새 유니폼에 관해 “지금 열심히 만들고 있고 내년 7월부터 변경될 것”이라며 “디자인을 다 바꿔도 좋다고 말했는데 디자인팀에서 청바지를 유지해주면서 진에어만의 독특하고 ‘진에어스러운’ 부분들을 잘 해석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진에어측은 “직원들이 신규 유니폼 디자인과 청바지 유니폼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청바지가 진에어 브랜드를 대표하다 보니 팀에서는 기능 개선 쪽으로 방향을 제시했다”면서 “직원들의 의견을 더 듣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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