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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축복한’ 종전논의, 비핵화와 함께 남북 핵심의제될 듯

트럼프가 ‘축복한’ 종전논의, 비핵화와 함께 남북 핵심의제될 듯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8 15:25
업데이트 2018-04-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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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고위관계자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바꾸는 방법 검토”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열흘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청와대와 백악관이 회담의 핵심 의제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종전선언을 거론함으로써 정상회담의 청사진이 조금씩 드러나는 모습이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당사국들의 입장이 엇갈려 ‘설’로만 분분하던 한반도 평화 정착 로드맵 역시 점점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북한과 합의문 조율을 마치지 않았지만 비핵화·항구적인 평화정착·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등을 포괄적으로 담을 예정”이라고 말해 비핵화가 핵심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뒤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그들(남북)은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말해 종전선언도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18일 기자들을 만나 “한반도 안보 상황을 궁극적인 평화체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전’이라는 표현이 꼭 사용될지는 모르겠으나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합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떤 형태로든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확인한 비핵화와 한반도 종전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단계적인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을 이루는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잇달아 열리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끌어낸 다음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세스에 착수하는 동시에 평화협정 체결을 포함하는 평화체제 구축 논의까지 ‘통 큰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베를린 선언’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한반도 평화협정도 종전선언이 있어야 가능하다.

결국,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논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구체화하고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끝’을 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방미 당시 존 볼턴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남북미 정상 간 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청와대뿐만 아니라 북한과 미국도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이면서 문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에 점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이달 초 극비리에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 보도한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양대 의제인 비핵화와 종전논의가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남북미중 4국 정상 간 협의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달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미중 4개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개입할 경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나는 만큼 시 주석의 제안이 다소 앞서 나가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한반도 대치상태의 근원인 정전협정의 당사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종국에는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에 함께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전협정은 1953년 북한과 중국, 유엔군이 체결했는데 이를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과정에도 중국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종전선언이) 남북 간 합의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하면 3자 간, 4자 간 합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즉, 종전선언과 관련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합의사항이 마련된다면 미국과 중국까지 포함하는 틀에서 이를 마무리 짓겠다는 뜻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 등도 의제로 삼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실무 라인이 협의해 결정할 문제 못지않게 정상 간 논의로 마무리해야 할 의제 역시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정례적으로 진행되고, 핫라인으로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필요하면 수시로 판문점 회담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관심 사안인데 이를 중요한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와 구조적 군비 문제, 우발적 충돌 예방 등도 한반도 평화정착과 관련한 이슈라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남북 경제협력의 경우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 등이 국제사회와 조율해야 할 성격의 문제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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