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실 인사검증 설문지 바꾼다… “선관위 판단 반영해 보완”

입력 : ㅣ 수정 : 2018-04-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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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후원·외유 등 검증서 빠져
김기식 낙마로 항목 신설 불가피
단순 문항수 증가는 한계 지적도
출신별 맞춤형 시스템 도입해야
“선관위 정치적 판단 유감”  유은혜(오른쪽 세 번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위법 행위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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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관위 정치적 판단 유감”
유은혜(오른쪽 세 번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위법 행위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정치후원금 기부 행위와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은 해외출장 문제로 낙마하면서 지난해 11월에 이어 추가적인 청와대 인사시스템 보완이 불가피해졌다. 청와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을 바탕으로 인사시스템 보완에 착수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선관위는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직을 마무리하면서 잔여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더불어민주당 모임인 ‘더미래연구소’에 기부한 이른바 ‘셀프 후원’ 행위에 대해 전날 ‘범위를 벗어나 금전을 제공한 것으로 공직선거법 113조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간 것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두 건은 200여개의 민정수석실 인사검증 설문지에 애초 없었던 항목이다. 따라서 김 전 원장도 검증 과정에서 청와대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당시 누락된 국회의원의 잔여 정치후원금 기부와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관련 항목을 검증 설문지에 신설해야 할 요인이 생긴 셈이다.

다만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김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 직전 정치후원금 420여만원을 민주당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적이 있어 ‘범위를 벗어난 금전’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청와대는 고심하고 있다.

일부에선 문항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결격 사유를 전부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가 결격 사유를 숨기거나 김 전 원장의 ‘셀프 후원’ 사례처럼 이미 해결된 문제로 여겨 밝힐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검증 단계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 청와대는 ‘김 전 원장도 더미래연구소에 잔여 후원금을 기부하고 신고했는데도 당시 선관위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자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김 전 원장이 문제 없다고 생각해 청와대에도 밝히지 않았으니, 검증도 못했다는 것이다.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200여개 문항의 20~30페이지짜리 질문지만으로는 빙산의 일각 정도만 측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낙마한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사유인 ‘종교관’이나 같은 해 8월 낙마한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내정자의 ‘황우석 사태’ 연루 의혹 등도 걸러내지 못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 인사시스템 개선과 인사수석실에 자문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1기 내각이 완성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검증 시스템을 1차 보완했다. 대선 때 ‘고위공직 배제 5대 인사원칙’으로 천명한 병역면탈, 탈세,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논문표절 외에도 성범죄와 음주운전을 추가해 7대 비리, 12개 항목으로 구성된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검증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기에 다시 정치후원금과 외유성 해외출장 등을 추가해야 할 판이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활발하지만, 청와대 인사기준은 성범죄로 처벌받지 않으면 발탁 대상이 되는 만큼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의원 출신을 기용할 때는 후원금을 비롯해 예상 가능한 문제를 능동적으로 파악하는 등 맞춤형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층 면접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8-04-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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