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 비핵화 로드맵 합의할 듯…문제는 실행 과정”

입력 : ㅣ 수정 : 2018-04-17 18:19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비핵화·체제보장 일괄타결 유력
속전속결 vs 단계적 접점 찾아야
미·일 vs 북·중·러 구도 우려도


비핵화 로드맵 타결의 ‘길잡이’인 남북 정상회담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자의 이해를 반영하기 위해 주변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5월 또는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을 맞바꾸는 일괄적 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후 실행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전략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17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은 우선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을 합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실행 과정”이라며 “특히 북한이 대중·러 외교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갈릴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실제 일본 언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6월 북한을 방문해 답방 형식의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거라는 예측을 했다. 리용호 북 외무상은 4년 만에 러시아에서 북·러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미·일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으로 떠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의 비핵화를 실현하도록 지속적 대북 압박 기조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03년 6자 회담의 구도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재자’ 한국은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5월 초 한·중·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6월에는 한·러 정상회담을 연다.

비핵화 문제의 경우 로드맵 일괄 타결 후 미국이 원하는 ‘속전속결 비핵화 이행’과 북한의 ‘단계적·동보적 이행’의 접점을 찾는 것이 숙제다. 북의 비핵화 이행 기간을 정하는 것이 관건으로 미국은 1년을,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인 2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남·북·미·중·일·러의 이해관계에 접점을 만들 수 있느냐는 점이다. 북은 체제 인정을 위한 정상국가 인정과 함께 경제개발을 꿈꾸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핵폐기(CVID)가 목표다. 중국은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보전하고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 강화를 차단해야 한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 해결과 함께 한·미·일 안보 협력을 유지하길 원한다. 러시아도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역할을 회복하고, 극동경제 활성화를 원하는 상태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자회담은 죽었다’고 표현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결국 형식은 과거와 같은 6자회담이더라도 비핵화는 남·북·미가, 평화협정은 남·북·미·중이 협상하는 등 내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8-04-18 5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