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할 것 같은 생일도… 하루키니까…

입력 : ㅣ 수정 : 2018-04-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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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버스데이 걸’ 출간
스무 살 생일에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는 것은 쉽지는 않을 터다. 보통은 친구들과 왁자지껄 생일 파티를 했거나 가족들과 조촐하게 저녁 식사를 했을 것이다.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평범한 하루처럼 흘려보냈을지도 모른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신 단편소설 ‘버스데이 걸’(비채)을 읽다 보면 잊고 있었던 스무 살 생일날의 기억이 선명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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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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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데이 걸

●스무살 생일, 604호실에서의 5분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출간된 ‘버스데이 걸’은 한 여성이 10여년 전 자신의 스무 번째 생일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시작한다. 스무 살 생일을 맞은 여자 주인공은 생일에도 여느 때처럼 이탈리안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다. 사실 다른 알바생에게 근무를 바꿔 달라고 했지만 그가 병으로 몸져눕는 바람에 생일에도 근무를 피하지 못했다. 이때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지난 10년간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던 플로어 매니저가 복통 때문에 갑자기 병원에 실려간다. 매니저가 병원에 가면서 그녀에게 한 부탁은 오후 8시가 되면 사장님이 있는 604호실에 저녁을 가져다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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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플로어 매니저 외에 어떤 종업원도 얼굴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그녀가 잔뜩 긴장한 채 노신사에게 저녁을 가져다주자 뜻밖에도 그는 이야기를 나누자며 5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한다. 생일이라는 그녀를 위해 노인은 딱 한 가지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제안한다. 노인은 그녀가 “좀더 미인이 되고 싶다든가 똑똑해지고 싶다든가 부자가 되고 싶다든가” 하는 소원을 내밀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과연 그녀의 특별한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평범한 생일날의 끝에서 생각지 못한 반전을 맞이했을까.


●강렬한 일러스트 곁들여 인상적

생일이라는 자칫 평범할 수도 있는 소재에 하루키만의 흥미로운 상상력과 섬세한 감성이 더해져 뜻밖의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하루키가 ‘생일’이라는 소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각별한 애정은 책 말미의 작가 후기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일 년 중에 딱 하루, 시간으로 치면 딱 스물네 시간, 자신에게는 특별한 하루를 소유하게 된다. 부유한 자도 가난한 자도, 유명한 사람도 무명의 사람도, 키다리도 땅딸보도, 어린이도 어른도, 선인도 악인도, 모두에게 그 ‘특별한 날’이 일 년에 딱 한 번씩 주어진다. 매우 공평하다. 그리고 사안이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공평하다는 것은 정말로 멋진 일이 아닐까.”

하루키의 매혹적인 이야기에 빨강, 주황, 핑크 강렬한 세 가지 색으로만 된 독일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시크의 그림이 더해져 인상적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04-1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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