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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북·미 접촉 잘되고 있다”…‘18개월 내 조기 비핵화’ 급부상

靑 “북·미 접촉 잘되고 있다”…‘18개월 내 조기 비핵화’ 급부상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4-09 22:44
업데이트 2018-04-1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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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악관에 비핵화 의지 전달

비핵화·평화협정·북미관계 정상
포괄적 타결 뒤 단계별 협상 제기
오는 5월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 접촉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괄적 일괄타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구체적 비핵화 실행 방안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조기 비핵화 로드맵이 대표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이후 60일 이내에 첫 실무 조치를 시작하고, 이르면 18개월 이내에 비핵화를 종료하는 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미국 측과 어느 정도로 정보를 공유하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북·미 접촉이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취임하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해서도 “취임하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곧 연락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CNN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국무부 장관 내정자)이 CIA 내부 전담팀을 이끌고 비공식 정보 채널로 북·미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 등도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대한 의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 정상회담에 비해 진척이 느리다는 우려가 잇달아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빠른 수용에 당황해 서둘러 협상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도 대북 강경파들을 등용하며 아직 전열을 다듬지 못했고, 협상 전략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북·미 접촉이 순항하고 한국이 제시한 포괄적 일괄타결 중재안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이후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포괄적 일괄타결이란 비핵화, 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포괄적 로드맵으로 한 번에 타결한 뒤 이를 실행할 때는 북·미가 단계적으로 동시에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북한의 로드맵과 일맥상통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를 전제로 일괄타결을 강조하는 미국도 단계적 실행의 불가피성에는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살라미 전술(현안을 잘게 잘라 쟁점화해 실리를 챙기는 기술)이나 시간 끌기용 협상을 막기 위해 비핵화 시한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핵연구실장은 “북한이 사찰을 제대로 받고 진정성 있게 문을 열 경우 최단 18개월에서 2년이면 핵 사찰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60일 이내에 비핵화, 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의 첫 조치를 동시에 실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남·북·미 평화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괄적 타결 뒤 실행 단계에서 비핵화에 대해 남·북·미 3자 및 남·북·미·중·일·러의 6자 틀이, 평화협정은 남·북·미·중 4자 틀이, 북·미 관계 정상화는 양자 틀이 동시에 운용돼야 한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정상회담 후 ‘대화 절벽’을 없애려면 비핵화 착수 시점 및 완료 시점을 정해 모멘텀을 이어 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 방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2021년 1월 21일) 전에 비핵화 로드맵을 끝내자는 포석도 들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 3개월 이내 북·미 수교를 약속했지만 중간선거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무산됐다”며 “상대가 있는 협상인데 한쪽의 상황에 맞추는 접근법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북·미 정상회담 이후까지 예측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북·미 모두 협상을 무산시키면 국제적 비난을 받기 때문에 비핵화 로드맵 타결 뒤 후속 조치에는 진입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어떤 체제 안전 보장에도 안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핵을 포기하지 못하고 1년 정도 지나면 관계가 겉돌거나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04-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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