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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 인질범 “군대서 조현병 생겼는데 보상 안 해줘“ 홧김 범죄

방배초 인질범 “군대서 조현병 생겼는데 보상 안 해줘“ 홧김 범죄

입력 2018-04-02 17:36
업데이트 2018-04-0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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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인질극을 벌인 양모(25)씨가 “군대 가혹행위로 조현병이 생겼는데 제대로 보상해주지 않아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병원 나서는 인질극 용의자
병원 나서는 인질극 용의자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오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방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조사와 학교 측에 따르면 양씨는 2일 오전 11시 30분 정문을 통해 제지 없이 학교로 들어갔다. 학교보안관은 “방배초 졸업생인데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는 양씨 말을 믿고 신분증 확인 없이 들여보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양씨는 재학증명서를 발급해주는 행정실을 지나쳐 그 옆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에는 여교사 1명과 행정직원 1명, 그리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학급 물품을 가지러 온 학생 6명이 있었다.

교무실에 들어간 양씨는 4학년 여학생 1명을 붙잡아 흉기를 들이댔다. 이어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경찰로 압송되는 인질극 용의자
경찰로 압송되는 인질극 용의자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는 11시 40분께 교실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내용의 방송을 하는 한편, 교감이 교무실에 들어가 양씨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양씨는 피해 여학생에게 “미안하다”고만 했을 뿐, 자신의 요구사항만 반복해서 말했다.

학교 측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시각은 11시 47분이었다. 3분 뒤인 11시 50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교감을 내보내고서 교무실 여닫이 문을 사이에 두고 양씨와 대치했다.

방배경찰서 형사는 “집이 어디냐”, “학교, 군대는 어디 나왔냐” 등 질문을 던지며 양씨를 안심시키려 했다.

양씨는 “군대에 있을 때 상사에게 욕을 먹어서 정신병이 생겼다”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몇 차례 간질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놀란 마음에 눈물만’
’놀란 마음에 눈물만’ 2일 오후 한 남성이 초등학생을 인질로 잡은 상태로 경찰과 대치하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보호자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학생의 몸상태를 우려한 경찰은 양씨의 동의를 얻어 오후 12시 20분쯤 물을 종이컵에 담아 줬다. 양씨는 경찰이 멀리 물러나고서야 문간에 놓인 종이컵을 가져갔다.

여학생에게 양씨가 물을 먹이자 경찰은 12시 33분쯤 “점심시간 지났는데 아이가 좀 먹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빵과 우유 2개를 건넸다.

흉기를 놓지는 않았지만, 빵과 우유, 물을 먹으려던 양씨의 경계심이 순간 풀렸다. 그때 경찰관들이 양씨에게 달려들어 제압했다. 이때가 12시 43분, 교무실 침입 약 1시간 만이었다.

인질로 잡혔던 4학년 A(10)양은 다친 곳 없이 구출돼 병원으로 옮겨져 스트레스 반응 등 검사를 받은 뒤 2시간 만에 퇴원했다. 병원 측은 “지금은 안정 상태로 보인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이 있는지 외래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씨도 경찰에 제압되는 과정에서 간질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오후 4시 15분쯤 퇴원해 방배서로 호송됐다.

양씨는 방배서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 “군대에서 가혹행위와 부조리, 폭언, 질타, 협박 등으로 조현증이 생겼다”면서 “전역 후 국가보훈처에 계속 보상을 요구했는데 어떤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며 범행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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