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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귀향 10년…봉하마을 확 달라졌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귀향 10년…봉하마을 확 달라졌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22 10:31
업데이트 2018-02-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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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문객 100만명 훌쩍 넘겨, 관광 명소로 떠올라

“작은 시골 마을이 10년만에 전국에서 주목하는 관광지로 달라졌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8년 2월 25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로 귀향했다.
봉하마을 안내합니다
봉하마을 안내합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마을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내에 세워져 있는 ’사람 사는 세상 봉하마을’ 안내도.
연합뉴스
오는 25일이면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지 꼭 10년이 된다.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 귀향 이전까지는 단감과 벼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다.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라곤 거의 없었다. 그랬던 마을은 10년만에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탈바꿈했다.

22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해 봉하마을 방문객은 103만2천975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방문 인원 공식 집계 이후 처음으로 한 해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겼다.

봉하마을 방문객은 노 전 대통령 묘역 입구 맞은편 도로에 무인계수기로 집계된다. 계수기는 평소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가 관리한다.

김해시 전체적으론 연간 8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데 이중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봉하마을이다.

시 관계자는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이 태어나고 살았고 서거한 후 묻힌 전 생애가 한곳에 담겨 있어 세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을 환경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마을과 이어진 화포천은 지난해 11월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귀향 후 1주일 만에 주민과 함께 화포천으로 흐르는 마을 내 오염 하천에 직접 들어가 쓰레기를 줍고 청소했다.

그 결실일까? 2014년에는 일본 토요오카시에서 인공 방사한 일명 ‘봉순이’ 황새가 화포천을 찾았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재배하던 쌀농사도 친환경 생태농업 방식으로 변했다.

마을에서는 지난해 약 100만㎡(30만평)에서 친환경 쌀을 재배했고 올해는 120만㎡(36만평)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는 “마을의 물과 흙이 되살아나면서 아름다운 화포천 생태계를 복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쌀로 만든 막걸리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도시와 농촌 간 전국 규모의 직거래도 활성화하면서 6차산업 롤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과 함께 마을에 연중 방문객이 몰리면서 식당·가게 점포 등도 속속 등장했다.

마을에는 고령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들이 자주 눈에 띈다.

봉하마을 휴게소, 봉하빵집, 식당 등에 들어가면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어르신들이 손님을 맞는다.

승구봉 봉하마을 이장은 “마을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편의시설이 보강되는 등 마을 곳곳이 정비되고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해발 140m 사자바위에 올라가면 봉하들판과 생태문화공원, 주민들이 옹기종기 사는 집, 대통령 묘역, 대통령의집, 생가, 추모의집, 친환경 쌀방앗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 아래로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들어선 대통령 묘역이 가장 눈에 띈다.

이 묘역은 국가보존묘지 제1호로 지정됐다.

묘역 바닥엔 다양한 추모글이 새겨진 1만5천여 개 국민 참여 박석이 깔려 비문을 대신한다.

마을 뒷산 주변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손님이 오면 늘 함께 거닐었던 일명 ‘대통령의 숲길’이 조성돼 있다. 5.3㎞(2시간 30분 소요)인 1길과 2.0㎞(1시간 30분 소요)인 2길이 있다.

마을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인근 화포천 습지길(전체 코스 5.7)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귀향 10주년을 맞아 대통령의집을 지난 20일부터 6일간 일정으로 특별 개방 중이다.

대통령의집은 노 전 대통령 내외가 귀향 후 살았던 곳이다.

이 집은 지하 1층, 지상 1층, 건축면적 600여㎡ 규모로 고 정기용 건축가가 대통령의 철학을 담아 ‘낮게 그러나 당당한’ 모습으로 지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권양숙 여사가 살다가 2015년 사저 인근에 새집을 지어 거처를 옮겼다.

대통령의집은 새롭게 정비한 후 오는 5월부터는 방문객에게 상시 개방할 계획이다.

대통령 추모의집은 조만간 임시 건물을 허물고 내년 5월 서거 10주기를 맞아 시민문화체험전시관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재단 측은 노 전 대통령 귀향 10주년을 맞아 오는 24·25일 시민 공동참배, 자원봉사자 홈커밍데이 등 특별행사를 연다.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 임태성 팀장은 “노 대통령 귀향의 진정한 의미는 살기 좋은 농촌 마을 가꾸기 사업을 통해 평생 유업이던 지역균형발전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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