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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설 귀성 필수품 대형 플라스틱통의 용도는?

중국인 설 귀성 필수품 대형 플라스틱통의 용도는?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02-16 10:30
업데이트 2018-02-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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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성 자싱시 기차역에서 농민공들이 의자, 가방 등의 용도로 이용하는 플라스틱통을 들고 줄을 서서 기차를 타고 있다.
저장성 자싱시 기차역에서 농민공들이 의자, 가방 등의 용도로 이용하는 플라스틱통을 들고 줄을 서서 기차를 타고 있다.
춘윈(春運)이라 불리는 중국의 설 특별 수송기간에 유동인구 총계는 30억명에 이른다. 민족의 대이동을 넘어 지구의 이동이라 불릴 만하다. 중국 교통부는 2월 1일부터 3월 12일까지 40일간의 올해 춘윈에 모두 29억 8000만명의 이동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16년 29억 1000만명, 2017년 29억 7800만 명에서 조금 증가한 숫자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춘윈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80년대다. 40년 전인 1978년 중국의 개혁 개방이 시작되면서 많은 중국인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이주해 농민공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1983년 춘윈에는 약 1억명이 이동했다.

고향으로 가는 중국인들 손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튼튼한 대형 플라스틱통이다. 좌석권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플라스틱통을 의자로 이용하고, 고향 친척들에게 줄 선물을 통에 담아서 가져가기도 한다. 고향으로 돌아가면 집에서는 쓰레기통으로 이용할 수도 있으니 플라스틱통은 ‘춘윈의 비밀병기’로도 불린다.

사회적 변화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설 풍경인 폭죽과 홍빠오(紅包)도 바뀌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폭죽이 대기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중국 전역의 대도시에서 설 연휴에 폭죽 활동을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보호부 측은 “설 연휴동안 폭죽놀이로 일부 지역에서 단시간에 심각한 대기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폭죽을 최소화해서 문명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설 연휴를 보내야만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베이징시는 도심주변인 오환(五環) 이내는 폭죽놀이를 전면 금지했다. 폭죽 판매 자체도 엄격하게 규제함에 따라 젊은이들은 전자 폭죽으로 열정을 달랜다. 중국은 모바일 결제 대국인만큼 홍빠오도 휴대전화로 훨씬 손쉽고 빠르게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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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인들이 베이징 기차역에서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무장군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인들이 베이징 기차역에서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올해 설에는 얼굴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기차를 탑승하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혼잡할 때면 하루 약 26만명의 승객이 몰리는 후베이성 우한시는 전국에서 두번째로 얼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승객들은 스스로 인증 시스템 단말기에 승차권과 신분증을 스캔하고 단말기에 얼굴을 갖다대면 5초 안에 승차할 수 있다. 승객들은 휴대전화로 역 내의 정확한 위치, 스마트 안내, 각종 서비스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얼굴인식 시스템으로는 1분에 20명을 검표하는 것이 가능하다.

검표 속도를 높이는 얼굴인식 시스템은 지난해 춘윈부터 상하이역, 베이징서역, 광저우남역 등에 도입됐다. 얼굴인식 시스템은 암표상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과도한 주민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도 크다. 허난성 정저우시 경찰은 범죄자를 찾아내는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선글라스를 끼고 기차역 근무에 나섰다. 베이징역에서는 무장 군인이 보초를 서는 가운데 만리장성만큼이나 긴 춘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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