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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어 주저앉은 소 유통…브루셀라 등 전염병 가능성 배제 못해

병들어 주저앉은 소 유통…브루셀라 등 전염병 가능성 배제 못해

김지수 기자
입력 2018-02-08 11:05
업데이트 2018-02-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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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 전 생체검사 등 절차 무시…1년 동안 유통한 병든 소만 수십마리

납품받은 음식점·정육점, 병든 사실 알고도 정상 쇠고기와 섞어 판매
브루셀라는 인체도 감염…경찰 “대부분 이미 소비, 유통경로 추적 중”


병들어 주저앉은 소 등을 불법 도축, 시중에 유통한 도축업자, 유통업자, 음식점 점주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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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축한 소고기
불법 도축한 소고기 전북지방경찰청은 병들거나 주저앉은 소를 불법 도축해 유통한 일당 15명을 붙잡았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이들이 불법으로 도축해 유통한 소고기(오른쪽). 2018.2.8연합뉴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도축업자 황모(55)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불법 도축한 소를 정육점과 음식점에 납품한 유통업자 김모(55)씨 등 1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병든 소 수십 마리를 불법으로 도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송아지 출산 중 주저앉거나 배가 찢기고 멍들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소를 사들여 도축했다.

도축도 위생적인 시설을 갖춘 건물이 아니라, 임시로 설치한 천막에 사료 포대를 깔고 했다.

주변에는 퇴비와 건초, 분뇨 등이 쌓여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유통업자 김씨 등은 이렇게 잡은 소를 사들여 납품했고, 음식점과 정육점은 병든 소를 한우와 섞어 손님들에게 판매했다.

경찰은 일 년 넘게 불법 도축이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급습해 이들을 모두 붙잡았다.

조사결과 이들은 병이 들거나 주저앉은 소를 전국 농장에서 마리당 30만∼60만원에 사들여 도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 소를 판 농장주들은 “소를 그냥 죽이기는 아까워서 싸게 팔았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소를 도축하려면 허가받은 시설에서 브루셀라·구제역 등 질병과 거동상태, 호흡 등을 확인하는 생체검사를 거쳐야 한다.

검사 과정에서 소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검사관이 불합격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주저앉은(기립불능) 소는 원칙적으로 도축 및 유통이 금지된다.

이들은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병든 소를 잡아 마리당 600만∼800만원에 납품되는 질 좋은 한우와 섞어 파는 수법으로 소비자들을 속였다.

일부 정육점과 음식점은 소고기를 불법 도축한 사실을 알면서도 시중보다 절반 이상 싼 가격에 이들과 거래를 계속했다.

불법 도축한 소고기 대부분은 소비돼 브루셀라나 구제역 등 질병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중 브루셀라는 치사율은 높지 않지만, 사람한테도 옮겨져 발열·피로·관절통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우를 도축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병든 소를 잡았다”며 “섞어서 팔면 괜찮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축한 소 몇 마리는 폐렴 등 호흡기질환에 걸려 건강이 매우 악화한 상태였다”며 “소고기가 시중 음식점 등에서 소비돼 브루셀라 등 전염병 감염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불법 도축한 소와 도구 등을 압수하고 병든 소고기가 유통된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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