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붙이고 3회전 점프한 김연아… 과학 원리 숨어 있었네

입력 : ㅣ 수정 : 2018-02-0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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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속의 물리학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얼음과 하얀 설원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은 빙상 종목과 설상 종목으로 나뉜다. 동계올림픽은 여름철에 열리는 하계올림픽과는 달리 얼음과 눈이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열리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과학 원리가 적용된다. 동계올림픽 선수들은 중·고등학교 물리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뉴턴의 제3법칙, 각운동량 보존 법칙, 양력(揚力), 원심력과 구심력, 마찰력 등 다양한 물리법칙과 힘들을 자신도 모르게 활용하고 있다.
눈과 얼음 위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에는 다양한 과학원리가 숨어 있다. 김연아로 잘 알려진 피겨스케이팅의 경우도 각운동량 보존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 수평속도 등 다양한 물리학 법칙이 숨어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제공

▲ 눈과 얼음 위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에는 다양한 과학원리가 숨어 있다. 김연아로 잘 알려진 피겨스케이팅의 경우도 각운동량 보존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 수평속도 등 다양한 물리학 법칙이 숨어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제공

짧은 거리를 빠른 속도로 여러 바퀴를 도는 쇼트트랙 경기에는 원심력과 구심력, 수직항력이라는 힘이 작용한다. 이 힘을 조절하지 못할 경우에는 트랙 밖으로 튕겨나가기 십상이다. 미국 스포츠물리학회 제공

▲ 짧은 거리를 빠른 속도로 여러 바퀴를 도는 쇼트트랙 경기에는 원심력과 구심력, 수직항력이라는 힘이 작용한다. 이 힘을 조절하지 못할 경우에는 트랙 밖으로 튕겨나가기 십상이다.
미국 스포츠물리학회 제공

동계올림픽 종목 중에서 가장 정(靜)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 대표팀이 첫 메달을 노리고 있는 ‘컬링’과 눈 위에서 벌이는 설상 경기들은 대부분 마찰력과의 싸움이다. 마찰력은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으로 두 물체가 서로 맞닿아 있는 표면에서 발생한다. 마찰력의 크기는 운동 방향과 반대로 작용하고 표면의 거칠기와 물체 무게에 따라 좌우된다.


스키의 바닥은 눈과의 마찰에 의해 열이 발생하는데 이 마찰열이 눈을 녹여 스키가 눈 위를 미끄러지게 한다. 스키장에서 사용하는 인공눈도 마찰력과 관련돼 있다. 인공눈은 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입자를 얼려 만드는 일종의 얼음 알갱이라 마찰력이 크고 녹는 속도도 빠르다. 이 때문에 자연눈에서는 스키가 푹푹 빠지기 쉽지만 인공눈에서는 스키 바닥과 닿아 더 많은 마찰열을 발생시키며 눈을 녹여 스키의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1회 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에 포함된 스키점프는 활강과 도약, 그리고 비행의 과정에서 책에서 만난 물리학 법칙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고전역학의 교재’라고 할 수 있다. 100m 높이의 출발점에서 긴 경사면을 타고 시속 90㎞의 속도로 내려오는 활강 과정에서는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전환된다.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효과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마찰과 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활강 과정에서 상체를 활강면과 수평으로 만들어 달리는 한편 마찰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들은 스키 바닥에 왁스를 바르는 왁싱작업을 한다.

또 비행 단계에서는 양력을 극대화해야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양력은 물체가 공기나 물 같은 유체 속을 지날 때 물체의 위와 아래쪽의 흐름 속도가 달라 뜨도록 만드는 힘이다. 양력을 높이기 위해 스키점프 선수들은 점프의 순간 스키를 V자 형태로 만들어 날아가는 것이다.

‘김연아’ 하면 떠오르는 피겨스케이팅은 얼음판 위를 활주하며 기술의 정확성과 아름다움을 겨루는 경기다. 피겨스케이팅은 얼음 위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동작을 구사해야 하는데 유독 회전 동작들이 많다. 여기에는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라는 물리법칙이 적용된다.

회전 동작을 할 때 선수들이 팔, 다리를 크게 벌렸다가 돌기 시작할 때 몸을 오므리거나 김연아 선수가 3회전 점프를 뛸 때의 장면에서 양팔을 몸에 바짝 붙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회전관성을 작게 만들어 회전 속도가 빨라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컬링’은 동계올림픽 중 가장 정적인 운동이라고 불리지만 컬링스톤과 경기장의 마찰력, 컬링스톤의 회전력 등 물리적 힘이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 ‘컬링’은 동계올림픽 중 가장 정적인 운동이라고 불리지만 컬링스톤과 경기장의 마찰력, 컬링스톤의 회전력 등 물리적 힘이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마치 얼음판을 청소하는 것과 같은 ‘컬링’에 대해 과학자들은 ‘과학이 집대성된 스포츠’라고 부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아일랜드 코크대 존 브래들리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컬링은 스톤이 미끄러지는 앞에서 얼음을 쓸어내는 방법에 따라 마찰력이 바뀌면서 스톤을 멀리 가게 할 수도, 회전시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컬링은 경기 시작 전에 물을 뿌려 페블이라는 얼음 알갱이를 만들어 스톤이 수만개의 페블 위를 지나게 한다. 브룸이란 솔로 얼음 바닥을 빠르게 때로는 천천히 닦으면서 페블에 수막을 형성시켜 스톤과의 사이의 마찰력을 조절함으로써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브룸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스톤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컬링에서는 사전에 페블과 스톤 사이의 마찰력과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잘 분석해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8-02-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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