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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열병식 연기해야”…대화 채널 가동 vs 도발 재경고

美 “北 열병식 연기해야”…대화 채널 가동 vs 도발 재경고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2-01 22:54
업데이트 2018-02-0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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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북·미 채널 열려 있어” 美차관보 “선수 보호 대책 마련”

38노스 “열병식 축소될 듯” 주장
전문가 “北 열병식 연기 안할 것”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32명이 마식령스키장 훈련차 방북한 남한 전세기로 1일 방남했다. 오는 8일 열릴 북측의 열병식 축소를 시사하는 위성영상이 공개됐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정책 차관의 ‘열병식 연기 촉구’ 언급이 대북 압박인 동시에 대화조건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분석이 나온다. 반면 최근의 냉랭한 북·미 관계를 고려할 때 ‘평창 도발’을 경고하는 기조를 재확인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골드스타인 차관이 3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측의) 이 열병식이 2월 8일에 개최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게 우리의 희망”이라고 밝힌 뒤 1일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8일 북한의 열병식이 과거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미 대화 채널이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뉴욕채널로 불리는 유엔대표부 비공식 대화 루트가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모르는 북·미 직접대화가 있더라도 외려 남북대화를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로 끌고 가기를 원하는 한국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측의 발언은 북측이 평창 도발로 평화올림픽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클 이바노프 미 국무부 차관보가 브리핑에 동석해 “북한과 100마일(약 161㎞)도 안 되는 곳에 있을 미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비상 대책을 마련해 뒀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38노스의 분석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38노스 기고문에서 지난달 28일자 미림훈련장 위성사진에서 최소 1만 2000명의 병력과 대포, 탱크 등 중장비 110대가 포착됐다며 일부는 예비용으로 추정했다. 또 훈련장 임시 숙소로 쓸 천막촌을 세우는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미사일발사차량(TEL)과 장사정포, 미사일 수송차량 등 중장비를 두는 보관소는 총 30대 정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북한의 열병식 규모는 과거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림훈련장은 열병식을 준비하는 곳이고 실제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봐야 한다”며 “북·미 간에 채널이 작동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북측이 열병식을 연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측이 대가로 제시할 만한 한·미 군사연합훈련 조정 요구를 미측이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미를 회담 석상에 앉힐 구체적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 지원을 받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에 키리졸브 훈련은 예전대로 진행하고, 동원훈련인 독수리훈련은 약간 축소하거나 한반도에서 떨어진 장소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해 볼 필요가 있다”며 “물론 이 과정에서 절대 한·미 공조가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구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번에 접점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긴장 완화에 집중해야 하고, 결국 북한이 미국의 대화 재개 조건인 비핵화에 의향을 보이도록 하는 게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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