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中에 가톨릭 팔아넘긴다”…홍콩 추기경 폭로에 교황청 ‘발칵’

입력 : ㅣ 수정 : 2018-02-0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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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들에 교구 넘기라고 압력”…교황청 “사실과 다르다” 유감
“바티칸 교황청이 교회를 중국에 팔아넘기려고 한다.”
조셉 젠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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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셉 젠 추기경

천주교 홍콩교구 제6대 교구장을 지냈던 조셉 젠(陳日君·86) 추기경의 폭로에 교황청이 벌집을 쑤신 듯 들끓고 있다. 평소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과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중국과의 관계 회복 노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급기야 지난 29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법하게 임명된 주교들이 파문당한 주교들에게 자리를 내주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1949년 공산당 정부가 수립되면서 바티칸 교황청과 단교했다. 이후 주교 임명권을 놓고 교황청과 대립을 해 왔다. 교황청은 교황만이 주교를 임명할 수 있다고 보지만, 중국은 이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고 독자적으로 임명하는 ‘자선자성’(自選自聖) 원칙을 고수해 왔다. 젠 추기경은 교황청이 최근 지하교회 소속의 중국 주교 2명에게 관영 천주교인 애국교 주교들에게 교구를 넘겨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젠 추기경은 “지난달 12일 교황을 30분간 만났지만, 교황은 헝가리의 민젠티 추기경과 같은 상황을 만들지 말라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공산주의에 대항하던 요제프 민젠티 추기경은 1974년 헝가리 정부에 유화 정책을 취한 교황의 명령에 따라 모국을 떠나야 했다. 민젠티 추기경의 후임은 정부가 지정한 인물로 채워졌다.

젠 추기경은 “시진핑 주석이 가혹한 종교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란 추론도 있지만 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젠 추기경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중국에는 현재 교황에게 충성하는 30~40명의 지하교회 주교와 중국 정부가 인정한 58명의 주교가 있다. 1000만~1200만명에 이르는 중국 가톨릭 신자의 절반이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은 1일부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개정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한다. 중국은 올해 온라인 종교 정보도 공산당 승인을 거쳐야 하는 새로운 법안을 제정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8-02-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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