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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항마’ 대선출마 막자… 러 대규모 反정부 시위

‘푸틴 대항마’ 대선출마 막자… 러 대규모 反정부 시위

심현희 기자
입력 2018-01-29 22:40
업데이트 2018-01-3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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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유일 후보 알렉세이 나발니 횡령 혐의 유죄… 피선거권 박탈

전국 수십 곳 푸틴 연임반대 시위
240명 연행 미신고 집회자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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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거리 된 ‘거리의 푸틴’
조롱거리 된 ‘거리의 푸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서 한 시민이 왕관을 쓰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다른 시위 참가자로부터 러시아 연방 헌법 내용이 적힌 책자를 받고 있다. 이날 러시아 전국 곳곳에선 오는 3월 대통령 선거에서 4번째 연임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알렉세이 나발니의 출마가 좌절된 데 대한 ‘대선 보이콧’ 시위가 열렸다.
모스크바 EPA 연합뉴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러시아에서 28일(현지시간) 전국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연임을 막을 유일한 ‘대항마’였던 알렉세이 나발니의 출마가 좌절된 데 대한 대선 보이콧을 촉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대도시 수십 곳에서 나발니의 지지자들과 푸틴 대통령의 연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가짜 선거’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모스크바 시민 4000여명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사기꾼과 도둑들”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1000여명이 시위에 참여해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참가자 안드레이 페트로프는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이 수렁에서 사는 데 지쳤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영하 45도의 혹한을 맞은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우랄산맥 인근 예카테린부르크에서는 시장을 포함한 시민 1000여명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를 막은 푸틴 정부에 항의했다.

나발니는 트위터에 “당신들은 나를 위해 결집한 게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미래를 위해 모인 것”이라는 글을 올려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모스크바 시위대에 둘러싸였던 나발니는 시위대 수백명과 함께 연행됐으나 이날 밤 풀려났다. 그러나 경찰은 나발니가 허가받지 않은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240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선 이미 총리직까지 포함해 18년간 집권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그가 3월 대선에서 4연임에 성공하면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변호사이자 반부패 운동가 출신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이번 대선에서 그에 대적할 유일한 야권 후보로 꼽혀 왔다. 그러나 2009년 키로프주 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 정부 산하 산림 벌채·목재 가공기업 소유 제품을 빼돌린 혐의로 최근 5년 징역,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출마가 좌절됐다. 나발니는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략적 유죄 판결이라며 맞서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01-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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