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기 뺀 감방 예능…참신하거나 불편하거나

입력 : ㅣ 수정 : 2018-01-2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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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생활을 다룬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tvN)에 이어 이번에는 진짜 교도소 체험기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교도소 생활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더러 있었지만 국내 방송에서 실제 교도소 체험을 보여 주기는 처음이다.
JTBC ‘착하게 살자’ 포스터.

▲ JTBC ‘착하게 살자’ 포스터.

#JTBC ‘착하게 살자 ’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

지난 19일 첫방송한 JTBC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착하게 살자’는 연예인 출연자들에게 범죄 혐의를 설정해 부여하고, 실제 교도소에 들어가 수용 생활을 하는 과정을 담았다. 범죄자 미화로 그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실제 공개된 프로그램은 웃음기를 뺀 사회적(?) 예능에 가까웠다.

첫방송에서는 김보성, 박건형, 유병재, 권현빈이 4평(13.75㎡) 남짓한 감방에 수감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 줬다.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실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유치장을 거쳐 진짜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여주교도소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여기에 현직 교도관, 경찰관, 법조인들까지 참여해 현실감을 높였다. 출연자들은 교도소에 도착하자마자 입고 있던 옷과 물품을 반납한 뒤 수용복으로 갈아입고 신체검사 및 항문검사 등을 받았다. 이어 수용자 인터뷰, ‘머그샷’(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촬영하는 얼굴 사진) 촬영 등이 이어졌는데 쉽게 웃을 수 없는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진짜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여주교도소에 입소한 권현빈, 유병재, 김보성, 박건형이 수용복으로 갈아입은 뒤 방을 배정받았다. 가상 입소임에도 출연자들의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JTBC ‘착하게 살자’ 캡처

▲ 진짜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여주교도소에 입소한 권현빈, 유병재, 김보성, 박건형이 수용복으로 갈아입은 뒤 방을 배정받았다. 가상 입소임에도 출연자들의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JTBC ‘착하게 살자’ 캡처

‘머그샷’을 찍는 출연자들. JTBC ‘착하게 살자’ 캡처

▲ ‘머그샷’을 찍는 출연자들.
JTBC ‘착하게 살자’ 캡처

출연자들은 감방을 배정받은 뒤 일반 제소자처럼 엄격한 규칙에 따라 식사, 청소, 취침 등을 해야 한다. JTBC ‘착하게 살자’ 캡처

▲ 출연자들은 감방을 배정받은 뒤 일반 제소자처럼 엄격한 규칙에 따라 식사, 청소, 취침 등을 해야 한다.
JTBC ‘착하게 살자’ 캡처

#누구든 휘말리기 쉬운 범죄 상황 설정해 눈길


옆방과 맞은편에는 실제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가운데 이들 역시 빡빡한 교도소 규칙에 따라 식사와 청소를 하고 잠을 자면서 가상이지만 교도소가 결코 재미있는 곳이 아니란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교도소 체험기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휘말리기 쉬운 범죄 상황을 설정해 경각심을 높였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미덕이다. 예컨대 박건형의 경우 뺑소니를 친 지인에게 차량을 빌려줬다가 범인도피죄로, 유병재는 산에서 쥐불놀이를 촬영한 뒤 부주의로 인해 산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산림실화죄로 피의자 신분이 된다. 이 같은 설정은 이 프로그램을 봐야 할 이유에 대해 설득력을 지닌다.

연출을 맡은 김민종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사법 시스템이 진행되는 걸 보여 주면서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왜 우리가 착하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회 시청률 3.5%… “억지 웃음 강요” 반발도

첫 시청률은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 3.5%(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금기의 대상인 ‘교도소’와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기대와 논란을 동시에 낳고 있다. 앞서 해외에서는 미국 케이블채널 A&E에서 방송한 ‘비욘드 스케어드 스트레이트’가 실제 비행청소년들의 성인 교도소 체험기를 보여 줘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형식은 흔치 않다. 한 시청자는 “우리가 살면서 쉽게 겪어 보지 못한 교도소에 대해서 어떤 곳인지 알려주는 방식이 재미있고 참신하다”는 평가를 내린 반면 또 다른 시청자는 “예능 같지 않다. 교도소에서 웃음을 유발하려 한 발상 자체가 거부감이 든다”고 전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8-01-2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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