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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점검단 둘러볼 서울 공연장 서너곳 물망…강릉아트센터 유력

北 점검단 둘러볼 서울 공연장 서너곳 물망…강릉아트센터 유력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1-21 20:58
업데이트 2018-01-2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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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빼고 밝고 경쾌한 공연 선보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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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예술단의 올림픽 전야제 공연 장소로 유력한 강릉아트센터 공연장 전경. 강릉 연합뉴스
북측 예술단의 올림픽 전야제 공연 장소로 유력한 강릉아트센터 공연장 전경.
강릉 연합뉴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이 21일 남측을 방문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계기로 15년 만에 성사된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점검단은 이날 강릉을 찾아 황영조기념체육관과 강릉아트센터를 살펴본 데 이어 22일 서울의 공연 시설들을 둘러보고서 공연 장소와 세부 내용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올림픽 개막 전날 전야제 형식으로 열릴 가능성이 큰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 공연의 무대로는 강릉아트센터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점검단은 황영조기념체육관에 10분 정도 머문 반면 강릉아트센터에는 2시간 넘게 머물면서 무대와 음향 시설은 물론 분장실, 의상실 등 부대 시설까지 일일이 살피며 점검했다.

강릉아트센터는 빙상경기장이 밀집한 강릉 올림픽파크 인근에 있는 최첨단 공연설비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3년간 총 476억 원을 투입해 지난달 준공됐다.

998석의 대공연장을 비롯해 소공연장(385석), 3개 전시관을 갖췄다.

특히 대공연장은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으로 만들어져, 레퍼토리가 다양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쪽에 파견되는 북한 예술단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140여 명으로 구성된 삼지연관현악단은 오케스트라가 80명 정도고 나머지는 무용, 춤과 노래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황영조기념체육관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선수의 모교에 지어졌으며 약 1천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북측 점검단은 강릉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22일 서울로 이동해 공연시설들을 살펴본 뒤 북측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점검단이 서울에서 둘러볼 시설들이 정해지긴 했지만 비공개”라며 “국공립 공연 시설 중심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문할 공연장은 3~4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물망에 오르는 곳은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이며, 일각에선 장충체육관과 잠실학생체육관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장충동의 국립극장은 전쟁 후 남북 문화예술분야 교류의 물꼬를 튼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 때 북한 예술단이 공연했던 곳이다. 그 뒤 1990년 첫 남북고위급회담과 함께 성사된 남북 음악인들의 첫 합동공연인 ‘송년통일전통음악회’ 두 번째 공연도 여기서 열렸다.

국립극장은 오케스트라 연주와 오페라 공연 등이 가능한 1천563석의 해오름극장을 비롯해 달오름극장(512석), 별오름극장(100여석), 돔형 공연장인 KB청소년하늘극장(732석)을 갖추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1990년 ‘송년통일전통음악회’ 첫 번째 공연이 열렸으며,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5월 ‘평양학생소년예술단’ 공연과 같은 해 8월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의 합동연주회가 개최됐다.

예술의전당은 2천523석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과 오페라, 발레, 뮤지컬 공연을 하는 2천305석의 오페라극장 등이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3천800석 이상의 대극장과 소극장(532석)을 갖추고 있다. 장충체육관은 2005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회가 열린 바 있으며 4천500석 규모며, 잠실학생체육관은 7천117석 규모다.

체육관은 북측이 특별히 대규모 공연장을 원할 경우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공연에 대비해 이들 시설의 일정 등을 사전에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은 올림픽 개막 직전 강릉 공연을 개최하고 2~3일 뒤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공연 강릉과 서울에서 1회씩 하자는 기본적인 사항만 합의된 상태기 때문에 공연 일정은 장소와 함께 시설 점검 후에 최종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공연 내용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지난주 남북 실무접촉을 통해 기본적인 윤곽은 나온 상태다. 당시 북측은 정치색을 배제하고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명곡으로 구성하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우리측은 순수예술적인 민요나 가곡, 고전음악 등이 바람직하겠다고 화답했다.

결국, 정치색을 배제하고 남북 모두에 친숙한 작품들과 공연을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전통 곡으로 과거 남북 합동공연 때 자주 연주됐던 ’아리랑‘과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등이 우선 거론된다. 외국 명곡으로는 과거 ’세비야의 이발사‘, 차이콥스키의 ’야상곡‘ 등이 연주된 바 있다.

강렬한 색채미와 역동적 움직임이 두드러진 북한 특유의 민속무용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밝고 경쾌한 공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지연관현악단은 북한의 기존 만수대예술단 산하의 삼지연악단에 다른 악단 소속의 예술인들이 추가돼 확대 개편된 예술단으로 추정된다.

주축인 삼지연악단은 2009년 창단된 젊은 연주단으로 평균 나이 20대 초반의 연주가와 가수로 구성됐으며, 주로 빠르고 경쾌한 곡들을 파격적으로 연주하고 화려한 의상과 무대 매너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기는 바이올린, 첼로, 하프, 트럼펫, 클라리넷, 플루트 등 정통 관현악기에 피아노, 손풍금, 색소폰 등을 다양하게 가미한다.

일부 공연에 남측 예술인이 참여해 합동공연을 펼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북측은 실무접촉 때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공연할 때 남측도 참여할 수도 있다는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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