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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2018년은 순국산 로켓의 원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2018년은 순국산 로켓의 원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8-01-04 17:52
업데이트 2018-01-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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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1단 로켓이 러시아제였지만 2018년에 발사할 로켓은 한국 자체의 기술로 쏘아 올리는 순국산 로켓이다.

우주 개발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다. 주력 엔진 75t의 순국산 로켓 시험 발사가 성공하면 2020년을 목표로 75t 엔진을 4개로 묶은 추력 300t의 메인 엔진으로 약 1.5t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길이 열리게 돼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1.5t급의 인공위성을 고도 600㎞에서 800㎞의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리려면 주엔진 개발이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인데 현재 고흥우주센터에서는 엔진 연소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다.

그동안 나로우주센터에서는 7t급과 75t급 엔진에 대한 연소 실험을 계속해 왔는데, 2018년 1월 현재 로켓 윗부분에 자리할 7t급 엔진은 모두 3기를 만들어 총 31회, 2445초의 누적 실험을 했으며, 75t급 엔진은 모두 7기를 만들어 총 56회에 걸쳐 3947.5초의 누적 연소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엔진 개발이 완료되고 올 10월 발사할 비행체 조립을 마치면 역사적인 순국산 로켓 발사의 서막이 오르게 될 것이다. 2020년 1.5t급의 인공위성까지 성공하면 한국은 자체 제작한 첩보위성, 지구자원 관측위성 등을 발사할 수 있어 다른 나라에 돈을 주고 우리의 인공위성을 쏘아 달라는 우주기술의 속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나카소네 전 총리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거대 과학의 한 분야로 우주개발을 꼽았다. 그래서 일본은 미국의 로켓 기술을 들여왔고 2017년 12월 통계로 총 37회의 로켓 발사 중 36회의 성공으로 발사성공률 97.3%를 자랑하는 우주대국이 됐다. 2017년 한 해만도 6회의 로켓 발사를 성공시켰고 지구 저궤도에 16t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일본의 우주개발에 기름을 부은 나라는 북한이다. 20년 세월이 남모르게 흘러 버렸지만 1998년 8월 31일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가 태평양에 떨어지자 일본은 국가 안보를 위해 군사용 첩보위성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총 10기의 첩보위성을 보유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하루에 한 번도 겨우 들여다보는 한국과 달리 하루에도 여러 번 북한을 해상도 30㎝급의 첩보 능력으로 북한을 탐색하게 된다.

미국은 해상도 10㎝의 첩보위성 능력을 갖고 있고 중국은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의 외교적 노력으로 미국 국방과학기술 자문위원회 로켓 부문의 총책임자였던 첸쉐썬(전학림)을 귀국시켜 우주개발에 국력을 기울여 지금은 유인 우주선뿐만 아니라 자체 GPS인 전 지구적 측위 시스템 북두(北斗)를 가동시키는 우주대국이 됐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우주대국이며 미국이나 일본의 유인 우주인을 자체의 소유즈 로켓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수송하는 나라다. 한반도 주변 강국들은 한국을 손금처럼 들여다본다. 한국은 아직 자체 로켓이 없어 상대 국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인공위성을 개발해도 일본이나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 로켓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쏘아 올릴 수가 없으니 자체 로켓이 없으면 반쪽짜리 우주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

우주 선진국들이 걸어온 길을 살펴볼 때 공통점은 반드시 국가의 최고 수장인 대통령이나 국가주석이 진두지휘를 했고 ‘국민과 함께하는 우주개발’이라는 기치를 내걸어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국격을 높여 왔다는 사실이다.

남해안 고흥 끝자락 나로우주센터에도 방문객이 2017년 말 통계로 157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아이들 손을 잡고 그 먼 곳까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이유는 무얼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주개발의 희망과 꿈을 심어 주기 위함이고 국민들의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우주 선진국의 국민들은 자국의 로켓과 인공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그 장면을 바라보며 드높은 국격에 감동해 어깨를 으쓱거린다. 2018년은 ‘국민과 함께하는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원년(元年)이 돼야 하겠다.
2018-01-0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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