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찬제·권여선
심사위원 우찬제(오른쪽) 문학평론가와 권여선(왼쪽) 소설가.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플랫폼’은 기계 인간에 의한 인간 밀반출 사건을 다룬 도전적인 작품이다. 수준급의 문장력이 돋보였고, 동시대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재의 구체적 후신(後身)인 미래의 정황을 상상하는 수준이 어지간했다. 다양한 서사 요소들을 절묘하게 엮어 내면서 고도로 가공된 인공적 서사의 또 다른 차원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였다. 실체 없는 경험들, 선형적으로 엮이기 어려운 서사 조각들을 다독이며, 인공지능의 약진 이후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잘 빚어냈다. 잘 읽히되 잘 풀리지 않는 모호한 이야기라는 점, 해석을 위해 무던히 공들여야 하는 작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결코 짧지 않은 고민의 시간을 거쳐 결국 우리는 생의 음영을 다루는 능란한 솜씨보다 도전적 패기에 최종적인 눈길을 주기로 했다. 당선을 축하한다. 한국 소설의 새로운 차원을 역동적으로 열어 나가길 바란다.
2018-01-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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