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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떨어진 신발/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떨어진 신발/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7-12-25 23:38
업데이트 2017-12-2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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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환승을 하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한 여성이 다급한 얼굴로 소리친다. 갓 떠난 만원 지하철에서 내릴 때 밀고 밀리면서 하이힐이 선로로 빠진 모양이다. 출근 시간대 승강장에 배치된 여성 도우미가 다가가 하이힐의 여성에게 사정을 묻더니 역무실과 통화를 한다. 그 통화가 스피커로 생생히 들린다. “차량이 운행하는 시간에는 신발을 주우러 가지 못하고 운행이 종료된 뒤 다음날 새벽 2시에나 선로에 내려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더니 여성에게 “저희한테는 여분의 신발이 없는데 가실 수 있겠어요”라고 묻는다.

신발이 빠져서 당황했을 터인데 신발을 다음날이나 찾을 수 있다니, 게다가 한쪽 신발 없이 거리에 나서야 한다니 황당했을 것이다. 대화 내용은 플랫폼에 있던 사람이면 누구나 들었다. 약간의 배려가 있었다면 여성 도우미와 역무실이 조용히 연락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안전문이 없었던 이전에는 선로에 떨어진 신발을 주우려다 사고를 당한 사례가 불과 10년 전까지 있었다. 지하철 측의 당연한 처사이지만, 이런 일에 대비해 여벌의 슬리퍼라도 준비해 두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marry04@seoul.co.kr
2017-12-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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