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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생생 리포트] X-mas·집중 세일… 日 ‘12월 택배위기’

[특파원 생생 리포트] X-mas·집중 세일… 日 ‘12월 택배위기’

이석우 기자
입력 2017-12-22 17:20
업데이트 2017-12-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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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4억여만개… 올 20% 늘 듯

물량 급증·교통 체증에 일손 부족까지
인터넷 주문 늘어나 택배난 위험수준
야마토 홀딩스, 야간 배달 전문직 배치

연말연시를 맞아 일본 택배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12월 택배 물량은 일본에서는 통상보다 50% 이상 느는데 올해는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기세로 늘고 있어 ‘택배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해에는 12월 택배 물량이 4억 6000만개였지만, 올 12월에는 전년에 비해 최소 20%가량은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마스에다 집중 세일기간까지 겹치면서 택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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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물량 급증으로 비상이 걸린 한 일본의 택배 업체 배달원이 의뢰받은 물건을 더이상 들어갈 곳이 없어 보이는 차량 한쪽에 꾹꾹 눌러서 집어넣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택배 물량 급증으로 비상이 걸린 한 일본의 택배 업체 배달원이 의뢰받은 물건을 더이상 들어갈 곳이 없어 보이는 차량 한쪽에 꾹꾹 눌러서 집어넣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무엇보다 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물건을 사기보다는 인터넷 주문으로 물건을 사는 ‘넷트 소비자’가 갈수록 늘면서 택배난은 더욱 가중됐다. 일손 부족도 주요 원인이다. 대형 택배회사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들어갔고, 정부도 실태조사 등에 손을 걷고 나섰다.

일본의 우정 사업자인 일본우편은 늘어나는 물동량에 대응해 택배 당일 재배달 등의 마감 시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통상 오후 6시까지 가능했던 배달 마감시간을 오후 2시로 앞당긴 지역도 있다. 일본우편의 배달 화물 수는 이미 올 4~10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늘었다.

12월 들어 임시 직원을 채용해서 물량 증가에 대응하고 있지만 일본우정 측은 “전년과 비교해서 손이 10% 이상 모자란다”고 일손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 운수의 모회사인 야마토 홀딩스는 야간 배달 전문 운전직원 1만명을 배치하고 근로 방식 개혁에 1000억엔 이상을 쏟아붓는가 하면 ‘무인 택배함’을 마련하는 등 운송망 정비 및 정보기술(IT)활용 등에도 1500억엔을 투자했다. 일부 임시직 직원들에게는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2000엔의 시급을 주고 있다.

야마토 운수의 야마우치 마사키 사장은 “근로 방식을 개혁하고 투자 및 시스템 구축을 철저히 하겠다”며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의 도입에 의한 업무 효율화도 추진하고 있다. 한 자릿수 이하인 자택 이외 지역에서의 화물 수취 비율도 2019년까지 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택배 문제가 심각해지자 내각부는 재배달 등에 관한 최초의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최근 1년간 배달 시간에 자리를 지키지 않아 나중에 재배달을 받았던 사람이 83.6%에 달했다. 전체 택배의 5분의1에 가까운 재배달을 줄이는 문제가 화두가 된 셈이다. 재배달을 줄이기 위해 “편의점 등을 통한 전달 촉진”, “자택용 택배 박스 확충” 등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내각부 조사에서 재배달을 줄이기 위해 무인 택배함이 집이나 직장 주변에 설치되면 “이용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응답자도 42.9%나 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12-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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