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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수교 25주년] “한국은 기회의 나라…청춘의 정점서 만난 좋은 친구”

[한·베트남 수교 25주년] “한국은 기회의 나라…청춘의 정점서 만난 좋은 친구”

입력 2017-12-22 02:46
업데이트 2017-12-22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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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청년들이 말하는 한국의 모습

냉전의 빗장이 사라진 직후인 1992년 한국은 베트남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베트남 밀림에서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지 채 20년도 지나지 않은 때였다. 25년이 지난 지금 둘은 이제 서로 떼놓을 수 없는 ‘좋은 친구’다.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한국의 수출 시장이다. 삼성, 효성 등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3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열광한다. 서울신문 취재진은 수교 전후에 태어난 ‘땀엑스’(1980년대생), ‘찐엑스’(1990년대생) 등 베트남 청년들에게 ‘한국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25세 ‘청년’으로 성장한 양국 관계가 아름드리나무로 자랄 수 있는 실마리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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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청춘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청춘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면서 좋은 인연도 만들었다. 가슴 아픈 추억도 있다. 하지만 한국을 만난 건 청춘의 정점에서 가장 밝게 빛나던 스무 살 전후였다. 지금도 젊은 나이지만, 앞으로도 한국은 ‘청춘’을 함께 떠올리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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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존경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존경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지난 14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만난 쩐 호아이 투(25·여)는 ‘나에게 한국은 ( )’라고 쓰인 백지를 건네자 괄호 안에 한글로 ‘청춘’이라고 적었다. 한국계 금융사 현지 법인에서 비서로 일하는 쩐은 국립하노이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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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친절함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친절함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쩐은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많은 한국 사람을 접했다”면서 “좋은 인연도 나쁜 인연도 있었지만, 청춘의 시기에 한국을 접한 걸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베트남에게 기회의 나라”라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베트남 사람들이 일자리 등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나에게 한국은 【 친구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친구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현지에서 부는 ‘한류 열풍’을 반영하듯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높았다. 보안업체 직원으로 일하는 응우옌 두이 리엔(24)은 ‘김밥과 김치’를 적었다. 응우옌은 “몇 년 전 한국 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베트남 음식과 다른 색감과 맛에 깜짝 놀랐다”면서 “요즘은 김밥과 김치가 최고의 외식 메뉴”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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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삼성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삼성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한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당 티 호아이 트엉(29·여)은 ‘김치’를 꼽으며 “호찌민외국어대 한국어과에 재학할 때 한국에서 유학을 왔던 친구들로부터 처음 김치를 접했다. 한국 사람들은 김치의 매운맛처럼 불같은 성미를 가졌지만 화끈하면서도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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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투자 물결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투자 물결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대학생 부 반 통(24)은 ‘인삼’을 꼽으면서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렸다. 베트남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다. 부는 “베트남에서 한국의 인삼은 만병통치약으로 통한다”면서 “돈이나 금보다도 한국의 인삼으로 연세가 많은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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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한식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한식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케이팝과 스포츠도 관심사다. 호찌민경제대에 재학하면서 틈틈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반 득 히엔(23)은 “평소 케이팝을 즐겨 듣는 터라 한국 하면 가수 ‘비’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특히 비가 한국의 유명 배우인 김태희와 결혼해 너무 부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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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인삼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인삼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한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부 흐엉(26·여)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 슈퍼주니어 등 케이팝에 어렸을 때부터 빠졌고, 그게 한국 기업을 직장으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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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문화산업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문화산업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호찌민 어린이 축구교실 코치인 르 탄 후이(25)는 ‘박지성’을 적었다. 그는 “어렸을 때 한국에서 개최된 2002년 월드컵 당시 박지성이 골을 넣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아시아의 최고 선수였던 박지성을 존경한다. 요즘도 한국 축구 기사를 꼼꼼히 챙겨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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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한국은 【 여행하기 좋은 나라 】 이다
나에게 한국은 【 여행하기 좋은 나라 】 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적은 종이를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팝, 한국어 등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친구’를 넘어 ‘동반자’로 발전할 양국 관계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한국을 아름다운 날씨와 풍경 등으로 떠올리는 젊은이들도 많았다. 한국계 금융사에서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는 레 홍 뜨(25·여)는 빈칸에 ‘뷰티펄 웨더’(Beautiful weather·아름다운 날씨)라고 썼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자칭 타칭 ‘한국 드라마 마니아’다. 레는 “‘겨울연가’ 등 드라마 속 장면을 보면 한국은 너무나 아름답다. 한국을 다녀온 친구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응우옌 티 호아이 프엉(32)은 ‘아름다운 경치’를 꼽으며 “지난해 한국에 일주일 정도 방문해서 광화문과 남이섬 등을 가 봤다. 도시나 지방 관광지 할 것 없이 어디에서든 내가 미처 몰랐던 한국의 아름다운 경치를 접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직장인 홍 끼엔 땀(25)은 ‘겨울’을 꼽았다. 홍은 “겨울의 강원도 지역은 베트남의 다낭처럼 매우 아름답다고 들었다. 내년 초에 한국을 방문해 평창동계올림픽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면서 “오뎅이나 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도 꼭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특성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응우옌 티 반 안(26·여)도 한국계 금융사에서 일하면서 한국인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응우옌은 ‘컴 풉’, 우리말로 ‘존경’이라고 적었다. 응우옌은 “한국 사람들을 처음 만났을 때 다른 이들을 먼저 존중하려는 태도를 접하고 감명을 받았다”면서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한국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 긍지를 갖는 건 물론 아이들도 몹시 아끼는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팜 티 탄 투이(26·여)는 ‘친절함’을 뜻하는 ‘똣 붕’이라고 썼다. 팜은 “한국인들이 자기 가족뿐 아니라 타인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은 예의 바른 나라’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 부문도 베트남 청년들에게 한국을 설명하는 주요 요소다. 직장인 촨 부(33)는 한국 하면 ‘삼성’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촨은 “삼성은 베트남에서 가장 크게 투자를 하는 외국 기업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정보기술(IT) 업체라 삼성의 성공 스토리에 관심이 많다”면서 “물론 총수 일가가 사법처리되는 등 부정적인 일도 있었지만, 베트남 기업에 하나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응우옌 투언(29)은 ‘투자 물결’을 적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베트남에서 한국의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아무래도 삼성과 효성, LG 등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했다는 점이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상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양국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의 땅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노이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호찌민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7-12-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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