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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실물 없이 사이버 거래만… 미래 화폐 대체 여부는 불투명

[커버스토리] 실물 없이 사이버 거래만… 미래 화폐 대체 여부는 불투명

입력 2017-12-15 17:46
업데이트 2017-12-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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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란

가상화폐는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실물 없이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으로, 암호를 사용하여 새로운 코인을 생성하거나 거래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해서 ‘암호화폐’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상화폐(암호화폐)는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한 ‘비트코인’이 대표적이고, 현재는 다양한 가상화폐들이 나와 있다. 화폐는 각국의 중앙은행 등이 발행 권한을 가져 중앙집중적이지만, 가상화폐는 네크워크형으로 분산돼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등 각국에서 엄청난 양의 통화를 찍어내기 시작하자, 이후 각국의 법정화폐가 과연 가치가 있을 것인가 하는 불신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가상‘화폐’라고 부르지만, 과연 화폐로서 기능할 것인가 논란은 지속하고 있다. 한국 금융당국은 “화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도 지난 14일 “비트코인이 결제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고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필립 로 호주 중앙은행장도 지난 13일 비트코인이 전통적 화폐를 대체하지 못한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지불 수단이 아니라 가격 폭등을 염두에 두고 모아두고 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1코인에 1만 8000달러를 넘고, 한국에서는 2500만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는 다수의 참여자들이 장부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해커가 많은 참여자들을 해킹하기는 어려워 도난이나 분실에서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사이버상으로 거래돼 거래 비용도 대폭 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거래의 비밀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마약 거래나 도박, 비자금 조성을 위한 돈세탁에 악용될 수 있다. 미국 뉴욕의 27세 여성은 비트코인으로 돈세탁을 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후원금을 보낸 혐의로 14일 기소됐다. 가상화폐 거래로 수익을 얻어도 과세가 어려운 점도 문제다. 가상화폐는 해킹이 어렵다지만, 거래의 중심이 되는 거래소는 해킹에 취약하다.

가상화폐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화폐가 될지, 금과 같은 희귀한 상품이 될지, 또는 버블로 사라진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이 될지 알 수 없다. 또 제도권 안에 존재할지, 지하경제의 수단으로만 남을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7-12-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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