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입주물량 폭증… 새 아파트 30%가 ‘빈집’

입주물량 폭증… 새 아파트 30%가 ‘빈집’

류찬희 기자
입력 2017-12-12 22:44
업데이트 2017-12-13 00:1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난달 전국 입주율 75% 불과

기존 집 못 팔고 대출 규제도 원인
미입주율 지방이 수도권보다 많아

새 아파트 10가구 중 3가구는 입주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확대
12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5.0%로 나타났다. 입주율은 조사 당월 입주지정기간이 끝나는 분양단지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입주 및 잔금을 납부한 가구 비중이다.

그러나 잔금을 납부하고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하지 못하는 가구가 많아 실제 빈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입주율은 지방으로 갈수록 심각하다. 수도권 입주율은 83.3%, 지방은 73.2%로 10% 포인트 차이가 난다. 특히 제주도는 입주율이 60.0%밖에 되지 않는다.

아파트 준공 이후 입주가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입주 물량 폭증이다. 한꺼번에 새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면서 세입자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27.8%)이다. 특히 지방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서너 달 동안 빈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주택시장 침체도 입주율을 떨어뜨린다. 입주 계획을 세웠지만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미루는 경우(22.5%)다.

대출 규제도 미입주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르려던 당첨자들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주를 포기해 전세 물량 증가와 전세 보증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8월 이후 잔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해 입주를 못 하고 있는 비율은 18% 안팎이었으나 지난달에는 22.2%로 증가했다. 주택금융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잔금대출을 마련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67.9로 전월 대비 8.8포인트 하락했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거나 입주 중에 있는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난 8월부터 조사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70선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월 이후 11월까지 HOSI는 70~80선을 유지했지만 규제정책 기조, 주택금융규제 강화 및 입주 예정 물량 급증으로 기업들이 보는 입주시장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기준금리 인상 및 가계부채 관리방안 강화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고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입주경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주택사업자는 입주단지에 미칠 수 있는 정책영향 요인을 입주단지별로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7-12-13 23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