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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 “청와대 지시받고 6개 은행서 3천억 만들었다”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 “청와대 지시받고 6개 은행서 3천억 만들었다”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12-08 18:32
업데이트 2017-12-0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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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상반기 은행 마감 직직 신건 원장 지시받아”
“한 은행서 3천억 조성 어려워 6개 은행서 대출 받아”
“당시 청와대 실세와 이야기···돈의 용처는 묻지 않아”
김씨, 자신 주장 뒷받침할 물증 제시 여부 확인 안돼
박지원 “은행 생리도 모르는 소설, 엉터리” 강력 부인

김대중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2차장을 지낸 김은성(72)씨가 2001년 신건(2015년 사망) 국정원장 지시로 6개 시중 은행을 동원해 3000억원을 조성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00년 정치인등을 대상으로 불법감청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은성 국정원 2차장이 8일 오후 구치소로 수감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로비를 나서고 있다.2005.10.8 서울신문 포토DB
2000년 정치인등을 대상으로 불법감청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은성 국정원 2차장이 8일 오후 구치소로 수감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로비를 나서고 있다.2005.10.8 서울신문 포토DB
김은성씨는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2001년 상반기 어느날 신건 국정원장이 청와대 주례보고를 하고 오후 3시 반에서 4시쯤 카폰으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시중 은행을 통해 3000억원을 준비하라. 청와대 회의를 통해 결론이 났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일보가 8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이때는 김은성씨가 국정원 2차장으로 재직할 때로, 이같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을 제시했는지는 이 매체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신 원장의 전화를 받은 시간이 “은행 마감이 임박한 시점이었다”며“그래서 국정원 ○○단장에게 (3000억원을 조성하라고) 전화로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모 은행장이 ‘1개 은행에서 한꺼번에 3000억원을 마련하는 건 곤란하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단장이 전화로 내게 보고했다. 그래서 ‘청와대 지시’라고 강조했더니 그 은행장이 500억원씩 6개 은행에서 대출하는 방법을 주선해줬다. 결국 6개 시중 은행에서 500억원씩 3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어 김씨는 “국정원으로 돌아 온 신건 원장이 ‘어떻게 됐냐’고 묻길래 ‘6개 은행에서 분산대출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누가 찾아간다면서요?’라고 물어보니 신건 원장이 ‘청와대에서 알아서하겠지. 우린 거기까지만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신건 원장은 당시 ‘청와대 실세인 ○○○씨와도 얘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며칠 후 김씨는 청와대 실세 ○○○씨와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만났다고 했다. “내가 ○○○씨한테 ‘정권 후반기에 은행에서 그런 거금을 빼면 정치문제가 된다. 6개 은행이 관련되어 있어 보안유지가 어렵다. 은행장 이하 본부 담당자들도 국정원의 요청으로 대출이 됐다는 걸 알 것이다.’고 따졌다. 그러자 ○○○씨가 ‘나만 한 게 아니다’라고 말해, 내가 ‘그럼 대통령님도 아시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답을 못하고) 머뭇거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씨에게 “‘나는 원장 지시를 받고 ‘3000억원을 조성하라’고 ○○단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휘계통하에 일을 처리한 거니 나와 연관시키지 말라. 감옥엘 가려거든 댁들이나 가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검찰이 ‘돈을 국정원 차장이 직접 마련했다’고 하고 청와대가 싹 빠지면 꼼짝없이 내가 엮인다. 그래서 나는 지시를 받고 지휘계통을 통해 돈을 조성했음을 청와대 실세 ○○○씨에게 강조한 것이다. 용처 또한 물어보면 괜히 엮일까봐 묻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이 매체는 전했다.
DJ 정부시절 6개 은행을 통해 3000억원을 조성했다는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의 주장 보도 내용을 부인하는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DJ 정부시절 6개 은행을 통해 3000억원을 조성했다는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의 주장 보도 내용을 부인하는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이와 관련해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어떤 정귄에서도 이런 큰 자금을 6개은행에서 조성이 불가능하다”며 “만약 이런 일이 있었다면 6개 은행에서 지금까지 조용하겠느냐. 은행의 생리도 모르는 일로 소설이며 엉터리”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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