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리서치센터 박스오피스 분석

최근 5년간 국내 극장 관객이 약 2억명으로 정체 상태인 가운데 개봉 영화의 수명이 눈에 띄게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1주일 동안만 박스오피스에서 ‘반짝 1위’를 차지한 영화가 모두 22편으로 집계됐다. 2013년 같은 기간의 9편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는 흥행 1위작이 빈번하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고 CGV 리서치센터는 설명했다. 2013년엔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작품(‘7번방의 선물’)도 있었으나 올해에는 4주 연속(‘미녀와 야수’, ‘택시운전사’)이 최고였다. 또 2013년엔 1주일 이상 1위를 차지한 작품 중 2주 1위작이 4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1주 1위가 46.8%나 됐다.

관객을 1만명 이상 동원한 작품도 2013년 282편에서 올해 370편(12월 예상치 포함)으로 뛰었다. 최종 누적 관객 수의 70%에 도달하는 기간 역시 2013년 8.5일에서 올해 6.8일로 1.7일 줄었다. 한국 영화만 따지면 9.2일에서 7.1일로 2.1일이나 축소됐다. 반면 해외 영화는 8.1일에서 6.6일로 낙폭이 작았다. 영화 흥행이 단기간에 판가름 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등 특히 한국 영화의 휘발성이 더 커졌다는 이야기다.

최근 매주 12~15편이 개봉하는 등 주당 상영 편수가 급증하며 개봉작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한국 영화의 경우 올해 흥행 20위 안에 든 작품 중 범죄·액션물이 11편에 이를 정도로 장르 편중이 심해진 점도 관객 외면의 이유로 꼽혔다. 이승원 CGV 리서치센터장은 “예전에는 사람들이 영화를 안 봐도 영화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는데, 이제는 영화가 이슈 자체가 되지 않는다. 너무 많은 영화가 매주 개봉하면서도 장르 쏠림 현상이 심해 뻔하다는 인식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이 의도치 않은 입소문을 이루며, 인터넷 포털 평점 의존 경향을 확산시켜 영화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도 개봉영화 수명이 단축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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